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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낄빵빵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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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엉이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327회 작성일 23-09-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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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내일은 통풍주임...이제는 통풍 팀장을 업무차 만나러 서울에 가야해서 아마도 글을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간혹 언급되는 제 대학시절 스승님 결혼식 축가를 부르러 가야해서 휴재가 될거 같네요.. ㅎㅎ 제가 소개시켜준 아가씨랑

결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월하노인이 되고보니 책임감이 막중 하네요^^

그리고..추천 구걸은 비공의 대상이지만.....

정말 죄송하지만.....볼때마다 아...하는게...일반 게시판 추천수랑 베스트게시판 추천수를 합치면 베오베갈 글들이

너무 많은데...베오베를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과거의 그 베오베 뽕맛이 살짝....그립네요...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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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꼬: 내일 PLC인원 오는거죠?

 

R대리: 네. 그리고 이분이 중국에 사셔서, 중국어가 능통하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 도움도 받을 수 있을거 같구요..

 

똥꼬: ..... 뭐 일단은....(본인 눈치를 한번 슥 보고) 한번 지켜봅시다.

 

그렇게 다음날..

역시 살인더위 아래, 공장 입구에서 PLC부장님을 기다렸음. 그리고 택시한대가 왔고 서글서글하게 생긴 중년 남성분이 공장에

내렸음. 키가 좀 큰 편이셨고, 부리부리한 눈매 안에 여린 감성이 느껴지는 인상...(우수를 머금고 있다고 할까..)

과거 전 회사에서 마지막 중국출장을 같이 갔던 PLC대리와 참 닮았네..... 관상의 과학이 아니길....!

 

R대리: 안녕하세요. oo사 ooo대리입니다. 지금은 PM직책으로 이번 프로젝트 담당하고 있구요.

 

PLC부장: 아~네. 반갑습니다. oo테크 PLC 부장 ooo입니다. 이렇게 처음 뵙게 되네요.

 

나: 안녕하세요. oo사 검사기 프로그램 담당 ooo주임 입니다.

 

PLC부장: 네. 반갑습니다.

 

그렇게 셋이 살인 더위를 뚫고 벤더룸으로 갔고, PLC부장님과 R대리는 고객사와 물류 이송에 대해 미팅을 진행했음.

본인은 딱히 낄 자리가 아니라 그냥 코드만 보고있었음.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라인으로 들어갔음. 고객사 몇명과 우리 셋은

에어샤워를 맞으며 오늘도 별탈없이 무사히 일이 진행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어갔음. 

 

PLC 부장은 무진복 양 옷소매를 구멍에 하나씩 연결해 더블 에어잭스를 하고 계셨는데. 

뒤에서 보면 마치 묵향의 천마신교 부교주 능비계가 적양신공을 펼치는 마냥 무진복 상의가 바람에 부풀어

올라 상체가 거대하게 커진것처럼 보였음. 뭐 일단 긴장하거나 그런건 없는것 같으니.. 라인밥좀 제법 먹어본 사람은 맞구나.. 안심했음.

 

그렇게 장비로가서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를 했고, PLC부장은 설비에 랜선을 연결해서 대략적인 동작을 시뮬레이션 해 보고 있었음.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앞단에서 제품이 넘어오지 않았음. 보통은 10~15분안에 진행이 되야 하는데 2시간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라

우리 셋은 앞단의 고객사 장비로 건너가 보았음.

 

가보니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중국 담당자로 보이는 보라돌이#2(이 전편 보라돌이 아님) 몇명과 고객사 통역담당 조립팀 직원.

그리고 똥꼬팀장 외 다수의 인원들이 실갱이를 하고 있었음. 우리는 마치 강건너 불구경하듯 호기심에 그 무리에 섞여 들어갔음.

 

통역(조립팀): 왜...안된다고?

 

보라돌이: 여테까지 너네가 얼라인한다고 해먹은 샘플이 너무 많아서 안된다고. 공장장님 화나셨어.

 

통역: (똥꼬 팀장에게) 저..팀장님 안된답니다. 샘플을 못준다는거 같아요...

 

똥꼬: 아니 왜!? 이제 겨우 얼라인 맞추고, 전체 연동해서 물류 맞출라니까 왜 브레이크를 거냐고?

 

통역: 그...공장장이 화가 났다고...

 

똥꼬: 아니 그니까~~~ 왜!?

 

통역: .....뭐라고 하긴 하는데...저건 제가 잘 못알아 먹겠네요;;

 

똥꼬: 아 거참. 답답허네.

 

그때 지켜보던 PLC부장이 나섰음.

 

PLC부장: 이전에 테스트하시면서 시료를 너무 많이 낭비했다고 하는거 같습니다만?

 

똥꼬: 아. 그래요? 그래서 못준다는 거구만? 그런 부분은 사전에 우리랑 몇 백장 까지는(당시 개수 기억안남) 해먹어도 좋다고

협의가 된 상태였다고 말씀해 주실수 있으세요?

 

PLC부장: (보라돌이에게) 사전에 몇백장은 원래 제공해 주기로 협의가 되있다고 하는데? 

 

보라돌이: 그래. 제공해 주기로 했지. 근데 그걸 이렇게 다 해먹어도 된다고 하진 않았어. 너무 많이 버렸잖아. 

공장장님이 확실하게 품질이 나올때까지 주지 말라고 하셨어. 너네 이 샘플 한장당 얼마인줄 알아? 너네가 물어줄꺼야?

 

PLC부장:  음...협의는 했지만, 너무 많이 불량으로 버렸다고 문제 삼고 있습니다.

 

똥꼬: 아 놔 참!! 미치것네!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고? 일하지 말자고!? 중국X들은 당췌 생각을 알수가 없어!!

줄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너무 많이 해먹었다고 안된다고?? 애초에 해먹는거 감안하고 제공해 주기로한거 아니냐고!!!

 

보라돌이: 아무튼 그래서 안됨.

 

PLC부장: 안된답니다.

 

사람들: 와 이 중국 또라이 회사....;; 에초에 중국이랑 엮이면 안된다니까...!!

 

똥꼬: 미친!!!!!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니 뭐랄까...틀린 통역은 아닌데 뭐랄까. 대화의 핵심을 놓치고 있는 상황이었음....

PLC부장은...확실히 중국어가 능통하긴 했음. 본인 기준으로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중국에서 혼자 띠띠따처를 불러다 택시타고 다닐

정도 된다면 중상급 중국어가 된다고 생각을 함. 회화 + 읽기 + 쓰기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거든...

이 PLC부장은 비전공자 기준 상급. 근데도 뭐랄까 부족했음. 뭔가 2% 부족해...

 

이렇게 이도저도 하지않고 시간버리는건 우리회사나, 고객사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님. 이미 비용을 다 계산하고 들어온거기 때문에

결국 이 설비회사가 돈을 최대한 세이브하려면 최단 시간안에 중국셋업을 끝내고 빠지는게 최선의 방법임. 이 많은 인원들의 해외 출장

일당, 식사비용, 호텔비용 환산하면 하루에도 수백만원 나가는 거니까.. 어찌보면 고작 2명나온 우리회사보다 더 급한 상황이었음.

 

그리고 이렇게 얘기가 자꾸 산으로 가면 원래 느슨한 마인드를 가진 중국회사는 느긋하게 이대로 지켜볼것이고, 이게 몇일이 될지

몇주가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시간만 버리는 상황이 될수도 있었음.

 

그래서 이번엔 본인이 나서기로 함. R대리랑 둘이서만 다녔기 때문에 따로 본인이 중국어하는걸 본 사람들은 없었음.

괜히 나섰다가 조립팀 통역대신 계속 본인을 귀찮게 할까봐 굳이 나서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 PLC부장님도 있겠다...

나도 커밍아웃 해야겠네.

 

나: (보라돌이에게) 그러니까. 너네 공장장은 지금까지 처럼 샘플을 다 해먹을까봐 화가난다기 보다는 걱정을 하고있는거잖아?

 

사람들: !!!?!?!?!?

 

보라돌이: 어. 그렇지.

 

나: 그래서 앞으로 제대로된 품질이 나올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때, 그때 추가 샘플을 내어 주라는 뜻이잖아?

 

보라돌이: 어. 그렇지. 그런 보장이 있을때 주란거지.

 

나: 어제부로 내가 이분들 작업 지켜봤고, 지금 시양산 가능한 품질이 나올 수 있는 상태야. 근데 그걸 어떻게 증명할수있지?

 

보라돌이: .......

 

나: 찍어보고 나오는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거 아냐?

 

보라돌이: 뭐....그렇지...

 

나: 그럼 100장만 줘봐. 여기서 불량이 안나오면 어느정도 증명할 수 있지않아?

 

보라돌이: 어. 그럼 여기 100장 줄께.

 

그렇게 100장의 샘플이 들어있는 박스를 받아서 똥꼬 팀장에게 건네주었음.

 

나: 일단 이거 받아요. 100장인데. 여기서 얼라인 불량이 나오면 안되요. 지금 얘네들은 여러분들 작업하신거에 품질을 의심하고

있는거라. 이걸로 증명하면 앞으로 샘플 계속 내어 줄꺼에요.

 

사람들: ........헐.........

 

PLC부장: ;;;;;;;;;;;;;

 

똥꼬: 중...중국....말... 할...줄 알아요?

 

나: 쪼금요.

 

사람들: 아니...근데 왜 다른사람들이 말하는건 안듣더니;; 주임님 말씀하시니까 따르는 거에요??

 

(내가 전직 소황제라서!?)

 

나: ...........(그거야...당신들이 중국인의 마인드와 대화법을 모르니까.....) 그건 저야 모르져.

 

중국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우리 한국인들은 대부분이 상식적이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인드가 깊숙히 깔려있음. 우리가 한국인들만

만나기 때문에 그걸 못느낄 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상대방에게 이유를 넌지시 알려주거나, 이렇게 하면 니가 원하는걸 얻을수

있다라는 뉘앙스의 대화를 해주지 않음. 스무고개 하듯이 하나하나 확인하면 거기에 맞는 대답만 기다 아니다 해줌.

 

본인도 중국경험이 없었다면 평생을 모르고 살았을 한국인들의 배려심 깔린 대화 문화.. 

지금이야 흉기난동,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지만.....우리 민족은 우리끼로 좀 더 사랑할 필요가 있음..

서로가 얼마다 대단한 센스를 가진 사람들인지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임...(정상인에 한해서...ㅋㅋㅋ)

 

그렇게 시양산 및 물류테스트 할 환경을 만들고, 다시 우리는 각자의 위치로가서 대기를 했음. 그렇게 천천히 시양산을 하며

앞단에서 부터 물류를 맞춰서 뒤로 넘어오는거임.

 

PLC부장: 주임님. 아까 보니까...중국어 장난이 아니신데요?

 

나: 에이. 그냥 전투 중국어죠. ㅋㅋ

 

PLC부장: 중국어 공부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나: 따로 공부한건 아니고, 예전회사에서 중국출장 6개월정도 나왔을때 듣고 말하게 됬어요. 아.. 따로 중국어 익히겠다고 

1년정도 중국 왔다갔다 했었어요. 그럼 총 3년?

 

PLC부장: 아....저는 중국 여자랑 결혼해서 여기 상해에 15년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보다 더 잘하시는지...굉장히 똑똑하신분

같아요..;;

 

언어적인 표현력 같은건 PLC부장이 본인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할건 없음. 문제는 대화속에 깔린 분위기, 뉘앙스, 그사람의 마인드를

캐치해서 대화를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에서 소통의 결과가 달라졌을 뿐. 근데 이건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

그리고 본인이야 고작 중국어임. 진짜 5개국어 6개국어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건지....;;;

 

그렇게 대기하다보니 생각보다 앞단의 작업이 길어졌는지, 우리 장비로 제품이 넘어오진 않았음. 그렇게 점심시간...

 

PLC부장: 저는 돌솥 볶음밥 먹겠습니다.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이 하실...? 

 

R대리: 님이 하세여 ㅋㅋㅋㅋ

 

나: 그럼 저는 비빔밥 먹겠습니다!!!!

 

띠용~~~

 

 

그렇게 서로 원하는 메뉴대로 식사를 하고 레드불(홍뉘오) 3개를 사서 벤더룸으로 갔음. 더위좀 식히고 나와서 담배를 피는데

유재석 차장이 다가왔음.

 

유재석차장: 저기...주임님?

 

나: 아. 차장님. 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차장: 네. 덕분에요.

 

나: 어유...여긴 다 좋은데 너무 뜨거워서 힘드네여 ㅋㅋㅋ

 

차장: 그러네요...ㅎㅎ 혹시 주임님 실례가 안된다면.. 경력이 몇년차...세요?

 

나: 음...전회사에서 1년6~8개월 하고...지금 회사에서 1년 몇개월 됬으니 아마 3년차 조금 넘지않을까 싶습니다.

 

차장: 3년.........

 

나: .........

 

차장: 이건 PM님께 얘기하시진 마시고...혹시 우리회사 올 생각 없으세요?

 

나: .......;;

 

차장: 제 밑으로 오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 밑에 계실분은 아닌거 같고.. 직급이야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같은길을 걷는 동료로서..

저희가 지방이다보니 소프트웨어가 많이 약해요. 주임님이 와주시면... 지금 받으시는 것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모시고싶은데..

 

나: 말씀은 감사하지만...지금은 안될거 같습니다. 아직 저희 회사에 저보다 뛰어난 선임자 분들, 동기들 많거든요. 

그사람들 다 제쳐야 감히 이직 생각을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차장: 주임님보다 더 잘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아요...? 하아....지방쪽 프로그램 수준은 확실히 수도권을 못따라 가겠네요;;;

 

나: 그래도 이런 제의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 ㅎㅎ

 

그렇게 다시 오후. 공장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

그리고 드디어 물류가 넘어왔음.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생각보다 일이 잘 되려는지 Y방향으로 조금 엇나갔을 뿐 X방향으로는

한큐에 쏙 들어왔음. 각도가 조금 틀어졌지만, 우리 검사기는 얼라인 검사기가 아니라 그대로 제품을 찍고 좌, 우 꼭지점 찾아서

틀어진 각도만큼 영상을 회전 행렬을 사용해서 회전만 시키면 되었음. 영상이 상당히 큰 영상이라 4개 영상으로 자른 뒤,

각 영상들을 스레드를 나누어 동시회전 - 양선형 보간으로 픽셀을 채워주면 끝. 그리고 검사.

 

다행히 장비 텍타임이 여유가 있어, 향후 문제될 걱정도 없었음. 

(텍타임이란, 장비가 제품을 하나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라 할 수 있음, 텍타임이 짧으면 그만큼 우리가 검사해야 할 시간이

짧아지게 되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큰 영상을 회전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음. 운이 좋은 케이스.)

 

R대리는 틀어진 Y만큼 로딩부 위치 좌표를 수정해서 잡았고.

 

나: 아싸! 우리는 한큐에 성공이네요 ㅋㅋㅋ

 

R대리: 네.ㅎㅎ 우리 장비야 뭐 별거 없으니까요. 

 

그렇게 다시 물류를 기다리고, 이번에도 Y가 어긋나 있었음. 그렇게 R대리는 다시 Y좌표를 수정했고. 그렇게 다시 물류를 받았는데

다시 Y가 어긋나있었음.

 

나: 뭐...이런건 흔한 일이니까...ㅎㅎ 이거 앞단 물류에서 Y가 들쭉날쭉 하나 본데요?

 

R대리: 그런듯요. 가서 얘기해 주고 와야겠어요. 

 

그렇게 R대리는 똥꼬팀장에게 현상을 말해주러 갔고, 건너편 예전 회사장비의 보라돌이가 본인을 보고 반갑게 달려왔음.

 

보라돌이: 싸부!

 

나: 왜 ㅋㅋㅋㅋㅋㅋ

 

보라돌이: 내가 지난번에 한국에 연락했었거든?

 

나: 어? 어... 근데?

 

보라돌이: 걔네들이 지금 사람들이 다 다른데 출장가서 보낼 사람이 없데.

 

나: 어. 그렇구만! (다행!)

 

보라돌이: 근데 거기 관리자한테 내가 싸부 얘기를 했거든?

 

나: 어??어....왜;;;;

 

보라돌이: 그 사람이 싸부랑 전화통화 좀 하고 싶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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