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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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안녕하세요. 막상 화, 목 연재를 말해놓고 오히려 제가 마음이 급해지는 기이한 현상을 겪었습니다.
일하면서도 한번씩 들어와 보게 되더라구요. 독자님들의 댓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중독이 되더라구요^^.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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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사 출근해서 본 첫 풍경이기에 너무 인상이 깊어 글을 쓰는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장면 이었음.
팀장 자리에 거만하게 앉아서 등받이에 기대고 혼내고 있는 무쌍이..
그 앞에 서서 공손히 손모으고 혼나고 있는 메가통 팀장..
나 없는 몇주간 역성혁명이라도 일어난건가 싶었음.
아쉽게도 혁명은 아니었고 상황은 이런거였음.
팀장이 손만대면 고장이나니까...ㅋ 팀장이 무쌍 주임에게 프로그램 수정 후, 테스트를 요청했고
무쌍이는 팀장 자리에 앉아 팀장코드를 이리저리 만지면서 테스트를 해주는 중이었음.
어떤 테스트를 하냐고?
일단 영상이 나오는 화면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고 미친듯한 광클릭..좌우좌우좌좌자우우우!!!
그러면서 마우스 포인터도 휙휙휙 돌리며....ㅋㅋ 그러면 여지없이 프로그램에서 에러가 땡~~~!
무쌍주임: 다시 해와요.
메가통 팀장: 어...
..........얼마후........
메가통 팀장: 이번엔 제대로 수정했어....
무쌍주임: 확실해요!?
메가통 팀장: ...어...
이번에도 마우스 광클릭 및 마우스 포인터 돌리기 + 아무 버튼이나 막 클릭하기!!!
그리고 뜨는 에러창...
무쌍주임: ......
메가통 팀장: ...;;;;
무쌍주임: 도대체...부장이나 달고. 지금까지 뭐하고 사셨습니까? 기본적인 MFC 이벤트 관리도 못해서. 프로그래머 맞아요?
이런건 신입사원들 가르칠때나 할법한 테스튼데!!!
메가통 팀장: .........다시....할께....
그걸 조심스레 유리문을 통해 바라보고 계시는 연구소장님..
이 와중에 본인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등장..!
무쌍주임: 앗!! OO씨다!! (후다닥!!)
나: ㅎㅎ 나 안보고 싶었어요?
무쌍주임: 보고싶었죠!! ㅋㅋㅋ 그때 그 영업부장 나락 보내셨던데!? ㅋㅋ
나: ㅋㅋㅋㅋ내가 보냈나. 지가 간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
무쌍주임: 지금 한분 더 나락 보내야 될거 같아요!! (메가통 팀장을 바라보며...ㅋ)
나: (작게 중얼거리며...) 진짜...보내버리고 싶긴 하네요....(오우거형 복수 해야하는데..)
그렇게 사무실을 둘러보는데 뉴 페이스들이 있었음. 새로 입사한 주임 2명.
한명은 J주임이라고, 큰키에 호리호리한 체격. 말 잘듣게 생긴 얼굴에 안경. 뽀얀피부. 통풍 주임이 데려온 대학교 후배라고 함.
또 한명은 L주임. 순박한 얼굴에 느릿느릿한 거북이 같은 말투였음. 말투가 진~~~짜 느림. ㅋㅋㅋ 그리고 석사출신.
그리고 드디어 티리엘 과장이 티리엘 팀장이 되어, 이 2명의 주임들은 티리엘 과장님 밑으로 들어가 있었음. 이런...! 늦었다...;;
곧바로 연구소장실로 직행했음.
나: 소장님. 다녀왔습니다.
연구소장: 어~ OO이 왔구나. 고생 많았다. OO이 활약상도 들었고! 역시 중국어가 되니 다방면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줬구나!!
나: ㅎㅎ 폐가 되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연구소장: 어찌됬든 연구소장으로써 축하한다. 이제는 OO이도 우리회사에서 충분히 혼자 1인분 몫을 하는걸로 인정받는거야. 이젠 눈치같은거 안봐도 된다.
나: 오...소장님 그럼 제 연봉도?
연구소장: 내년 협상때 알 수 있을꺼야. 다른 주임들보다 모자라지 않게 챙겨줄테니 걱정마라.
나: 오...감사 합니다..!
원래 직원들간의 연봉은 비밀이지만...우리 주임들 끼리는 그딴거 없었음. ㅋㅋㅋ 통풍주임은 장비경험이 무진장 많아서 포트폴리오도 많았고,
지금도 다른 주임들과는 다른 큰 프로젝트를 하고있었음. 그래서 당시 3800정도를 받았었고.
무쌍이는 3700정도. 아몬드도 3650정도. 본인은 3300 이었음.
다른 주임들이 본인 연봉을 듣고 아.....하며 눈치를 봤었지만, 괜찮아. 너네가 나보다 잘하는데 당연히 차이가 나야지! 하며 쿨하게 웃어줬음.
진심이었으니까. 나보다 잘났으면 나보다 어리든 직급이 낮든 상관없이 나보다 많이 받아야 하는게 이치인 거니까.
그런 마음을 알기 때문에 동료들이 더 본인에게 다가와 주었고 같은 대학교 동기도 아닌 본인과 지금 까지도 마치 대학동기처럼 지내고 있는거임.
그리고 다른 주임들보다 모자라지 않게 챙겨주겠다는 말이, 너도 이제 쟤네들 만큼은 할 실력이 되었다로 들려서 더 기분이 좋았음.
나: 소장님..그런데...티리엘 과장님이 팀을 만드셨더라구요..?
연구소장: 어. 좀더 빨리 팀을 만들어 줬어야 했는데말이야..ㅎㅎ
나: 저도 티리엘 팀장님 밑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연구소장: 음. 그건 안되지.
나: 왜요?
연구소장: 각 팀마다 전투력 밸런스가 맞아야 해. 너가 거기로 가면 그쪽이 너무 튀어.
나: 아니죠. 무쌍주임, 아몬드 주임 둘다 저보다 잘하는데. 어떻게 밸런스가 무너집니까? (아...메가통이 전력을 깎아먹으니까 무너질 수도...)
연구소장: .....음....그럼 내가 부탁을 하자.
나: 뭘요?
연구소장: (작게...)무쌍주임 말이야...다들 알다시피 저 성격이 통제가 안되..물론 실력이 있는건 모두가 인정해. 근데 마치 터질거 같은 폭탄같아.
나: 네!? 지금 저한테 하시는 소리에요? 무쌍이가 폭탄이면 저도 똑같은 폭탄인뎁쇼!? 아. 소장님은 아직 제가 터진걸 못보셨구나..?
혹시 영상기술팀장이랑 저랑 무슨일 있었는지 들어본적 없으세요?
연구소장: 알아. 너 출장 나가기 전에 들었어.
나: 근데요? 저도 폭탄인데 왜 무쌍이가 폭탄이라는 말씀을 하시는지?
연구소장: 왜냐면 우리가 볼때, 무쌍이는 너를 잘 따르거든.
(아...내가 당신들 눈에는 더 미친 폭탄처럼 보인건가...? ㅋㅋㅋ)
나: 저를 따르는게 아니고, 저는 무쌍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그 실력과 가치를 인정해주고 그에 합당하게 존중하니까 친하게 다가와 준거죠. 누가 누구를 따르는게 아니라요.
연구소장: 그러니까..보통은 그런게 힘들어 사람들이.
나: 그럼 소장님도 무쌍이를 그렇게 대해 주시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럼 무쌍이가 소장님 잘 따를텐데..?
연구소장: 세대가 달라. 세대가. 다가가는 언어부터가 다르다고. 너네들하고 공감하고 나눌수있는 세상이 달라..
나: 네..뭐 그건 인정하지만...월급 쟁이한테 가장 쉽고 너 일 잘한다고 인정해줄 수 있는건 역시 돈 아닐까요? 왜 어렵게 다른세대를 공감하려고 애쓰세요 ㅋㅋ 연봉을 올려주심 되지 ㅋㅋㅋ
연구소장: 그것도 힘들어. 분명 무쌍주임이 실력이 대단하다는건 현장 사람들이 알고있지. 근데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나: 왜 성과가 없어요. 메가통 팀장이 완전 말아먹을 뻔한 프로젝트 3일만에 고쳐내고, O석에서 팀장도.. 외람되지만..소장님도 못잡은 버그 잡고 프로젝트 완료 시켰는데..!!
연구소장: 그걸 아는건 같은 소수의 프로그래머들 뿐이지. 근데 성과를 책정하는건 연구소장 + 비전 팀장들의 평가가 합해서 가는거거든.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메가통 팀장 이름 하에
주임이 서포트 붙은거 밖에 안되. 성과를 보이려면 비전 팀장들 까지도 인정할만한 큰 무언가를 보여줬을 때야. 가령 이번에 프로젝트 혼자 맡아서 마무리하고 온 너 같은 경우지.
아...호카게라서 모두의 인정을 받는것이 아니라...모두의 인정을 받기 때문에 호카게라는 거구나....
나: 이 건은요. 제가 아니라 무쌍 주임이 맡았어도 똑같이 해결하고 올 수 있는 수준이라구요.
연구소장: 그치만 이 프로젝트에 흔쾌히 하겠다고 나선건 너잖아?
나: 딴 사람들은 그럼 일 주면 거부하던가요..?
연구소장: 이런말은 조심스러우니까 절대 발설하진 말고...무쌍 주임은 나가기 싫어하는게 보여..그래서인지 메가통 팀장 옆에서 일을 계속 봐주고 있잖아.
마치 나 바쁘니까 일 주지 마세요. 하듯이.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호통치고..
나: 그럼 무쌍이한테 국내 일을 따로 주세요 소장님께서. 어차피 저야 입사때부터 해외출장 전담으로 하겠다고 했으니까요.
연구소장: 국내는 괜찮을까? 지금 국내 있는 우리 주요 고객사들..S사 제외한 나머지 둘. 거기 담당자들이 보통 성격이 아냐. 사람을 힘들게 해.
거기에 무쌍주임을 넣으면? 감당할 수 있을까?
나: 선을 지키면서 잘 할 수 있을꺼에요. 무쌍이가 그정도 모를까봐요.
연구소장: 그래. 거기서 차이가 나는거야. OO이 너처럼 치고 나갈때는 치고나가고, 낮출때는 낮출 줄 아는게 중요한거야.
너나 무쌍이나..사람들이 알지. 눈돌아가면 앞 뒤 안가리는거. 근데 큰 차이가 있어. 너는 눈이 돌아가도 상황에 따라서 바로 냉정하게 멈출 줄 알아. 그리고 상대방을 궁지로 몰지도 않지. 무쌍주임은 그게 안되는거고..
나: .......(과연...?)
본인 때문에 퇴사한 사람이 이미 몇명인데... 그래도 나름 손속의 사정을 둬가며 싸우긴 하지만...어쨌든 퇴사했다는건 똑같이 궁지로 몬거긴 한데...;;
연구소장: 물론 무쌍주임이 화내는데는 다 옳은 이유인것도 알고. 실력도 뛰어난건 안다. 그래도 통제가 안되는 기관총은 아군도 무서워해.
나: ...그래서 저더러 메가통 팀장 밑에 남으라고요?
연구소장: OO이가 남아서 같은 주임들 좀 잘 아울러 주면 안될까?
나: ......
그렇게 연구소장실을 나오니 통풍주임이 말했음.
통풍주임: OO아. 출장비 많이 받았지!? 커피 쏴!!!
나: 어..어 그래. 그럼 무쌍이랑 아몬드 불러서 가자.
다시 말하지만 이 회사는 정말 좋은게...개발자에게는 일과시간 이런 개념이 없었음. 나가서 커피를 먹던, 은행업무를 보건...자기 일 빵꾸만 안내면 됨.
그렇게 회사앞 커피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주임들 얘기를 들었음.
무쌍주임: $#$!#!%...그래서 팀장이랑 현장에 딱! 갔는데 비전팀 OO과장이 이거 프로그램 문제 아니에요!? 하더라고요!
통풍주임: 오. OOO끼들이네. 그래서?
무쌍주임: 인상 팍쓰고 몸통박치기 했지. 이거 그 문제 아니면 니들 어쩔껀데!? 죽빵 한대씩 맞기 할래!? ㅋㅋㅋ 바로 아O리 싸물더라구요.
아몬드주임: 캬아....속 시원~
나: ........
뭐랄까...이전에 언급한 사람마다 "아..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하는 기준. 그리고 싸울때 그런 기준 하나하나 신경쓰다가는 내 밥그릇을 못챙긴다는 말을 했음.
근데 지금의 대화가 못내 불편한건.. 본인 역시도 그 신경쓸 필요 없다는 "기준" 때문이지 않을까...
나: 무쌍주임.
무쌍주임: 네?
나: 지금부터 내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줘요.
무쌍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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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나오는 본인의 대학시절 스승님. 지난번에 본인이 소개한 아가씨와 결혼한...자꾸 우려먹는거 같아 독자님들께는 죄송하지만...ㅎㅎ
예전에도 썼었음. 대학시절 1학년 1학기때 가요제를 우승하고..2학기때 막 군대를 전역한 스승님(다른과 선배)을 만났음. 만났다기 보다는 찾아왔음.
당신이 이전까지 쭉~~ 가요제 우승했었는데. 새학기에는 같이 편먹고 가요제 나가자고 ㅋㅋㅋㅋ
키는 186CM 정도에 몸무게는 98kg. 그리고 부리부리한 눈.
아무튼 그 스승님은...처음 봤을때 부터 좋았음. 뭔가 남자를 강하게 끌어들이는 묘한 마력이 있었음. 나중에 느끼게 된게 성격이 본인과 너무 닮았음.
하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다른게 있다면 경상도 남자와 다른 서울 남자라 그런지, 언변의 차이가 있었음. 그리고 생각도 깊었고..
그리고 압도적인 하드웨어의 차이. 그러다보니 같은 행동을 해도 본인이 하면 매를 맞지만, 형이 하면 해결사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많았음.
극단 적인 예를 들어 학교 후문 술집에서 왠 남자가 여자애 머리끄댕이를 잡고있는걸 보면, 본인이 그만하시죠. 하면
남자: 뭐야? $#$%!%#...너도 뒈O래?
그때 뒤에 있던 형이 나서면...그것도 제대로 나선것도 아니고 그 큰 손에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핸드폰 톡톡톡톡!! 문자 치면서
스승님: ...저기
남자: 넵! 안할께요.! (술이 번쩍!)
하는 정도...?
반대의 경우도 있었음. 한창 여자 후배나 남자후배와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
나: 너 진짜로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후배: 어. 진심.
나: 내 눈을 똑바로보고 다시 얘기해봐. (내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놓고...)
후배: 풉!!!!
근데 이걸 스승님이 써먹으면...그냥 ㅄ 되는거임.
그럴때마다 방에서 형과 토론을 했음.
같은성격, 같은판단에 따른 행동을 하더라도 탑제한 하드웨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있다는것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그리고 본인이 군대를 가고, 형은 대학원을 가면서 함께 하지못해 부족했던 2년의 공백을 더 매꾸며 우리는 5년간 (본인이 한 학기를 더 했음..ㅋㅋ)
자신만의 무기를 완성했음.
하드웨어가 부족한 본인의 경우. 항상 사전에 머리를 써서 카운터를 준비하고, 말빨로 선을 넘지않는 외줄타기를 하며 아슬아슬한 순간까지만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그래도 관철되지 않을때는 준비해둔 카운터로 박살내고 뚫어버리는 방향.
하드웨어가 받쳐주는 스승님의 경우. 좀더 자신을 낮추고. 상대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먼저 사과를 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방향.
같은 성격에 정 반대 하드웨어를 가진 두 남자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모든걸 항상 방에와서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며 왜 그런 결과가 만들어 졌을까 고심한 끝에 각자가 자연스럽게 익힌 인간 갈등 해결 방향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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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주임: .......
나: 여기까지 저랑 제 학교 스승님이랑 있었던 일이에요. 무쌍 주임은 우리 스승님이랑 같은 과라구요.
예전에는 남자가 우락부락하고 키가크면 행운이라고 생각했지만. (뭐 맞긴 함.) 어두운 세계가 아닌 밝은 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진 하드웨어 무게만큼
자세가 낮아야 함. 그렇다고 덩치만 큰 핫바리로 보이면 안되고, 나 성격도 있고 눈 돌면 너따위는 3분안에 제압할 수 있어. 선 넘어오지 마라. 하는 성격을 은근 보이면서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먼저 양보하고 낮춰서 상대를 대해줘야함. 안그러면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는 걸로 오해를 받기 때문.
나: 무쌍주임은 저랑 비슷한 성격이지만.. 저랑 똑같이 행동 하면 안됩니다. 당신의 그 하드웨어가 상대를 궁지로 몰아요.
무쌍주임: 무슨 말씀이신지는 알겠는데, 걱정마요. 어차피 오래 볼 사이도 아니고~ 결국엔 팩트가 승리하는 거니까요.
나: 팩트를 증명해서 결판이 나는거 하고, 팩트가 결판나기 전에 제압하는거 하고는 종이한장 차이에요. OO씨는 나보다 더 유하게 사람들을 대해줘야 됩니다.
안그럼 OO씨를 두려워하는 적이 많이 생겨요.
무쌍주임: 적들이야 지금까지 그래왔던것 처럼 다 까부수면 되는거 아닙니까! ㅎㅎ
나: 까부순다고 해도, 사회 생활인데 그게 까부숴집니까? 손한번 잘못대면 경찰선데..;
무쌍주임: 그쵸. 그런 의미로 까부수는게 아니고 팩트로 까부수는걸 말하는거죠!
나: 아니...$%$#%...그러니까 OO씨는 팩트로 까부수기 전에..
무쌍주임: 저한테는 저만의 방식이 있고, OO씨는 OO씨의 방식이 있는거죠. 걱정마세요. 저는 남한테 무너지지 않습니다!
나: .......그리고 또한가지...이제는 무쌍 주임도 무쌍주임의 프로젝트를 따로 맡아서 해요..
무쌍주임: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나: 당신이 아무리 팀장이 해결 못하는걸 해줘봐야...결국 위에서 볼때는 주임이 팀장 씨다바리 드는걸로 밖에 안보일 수 있다는 거에요. 본인 실리를 챙겨야지.
무쌍주임: 아니. 사람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그게 제 프로젝트나 마찬가지 인거지 누가 그걸 메가통이 했다고 생각합니까?
나: 그건 사람들이 모두 나나 당신처럼 정의롭고 정직하고 할말은 하는 사람들일때 얘기죠.
통풍주임: 너 말이야...그냥 현장 혼자 나가는게 쫄리는거 아니냐?
무쌍주임: 죽을래?ㅋㅋㅋㅋ
통풍주임: 너 옛날에 OOO 다닐때. 현장에서 ㅈ뺑이 치면서 겁나 힘들었다며. 글구 담당자들이랑도 겁나게 싸워서 다 조져놨다며?
그것 땜에 담당자 교체요청 받아서 여기저기 뺑뺑이 돌았잖아. 그래서 사실은 혼자 나가면 제어가 안되니까.
팀장 방패막이로 앞에 세워놓고 뒤에서 프로그램만 하고 싶은거 아냐?
무쌍주임: ...솔직히 현장을 누가 나가고 싶겠냐..? 여기 온것도 비전팀이 따로 있다고 해서 온건데...
나: ...그렇다고 해서 장비업계에 속한 프로그래머가 현장을 안갈 순 없어요 무쌍주임.
무쌍주임: 가야죠. 가긴 가야죠..
나: .........그 승질을...조금만 제어를 하면.....
무쌍주임: 그것보다 중국에서 무슨일 있었는지 얘기좀 해줘요!! 궁금해요!!
음...객관적으로 무쌍주임을 보자면. 일단 예의가 바름. 그리고 아주 합리적인 사람이었고..어떨 때는 정이 없다 느낄만큼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했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걸 아주 좋아했고, 상냥했음. 좋은게 있으면 나누려고 하는 사람이었고. 초면이거나, 자신이 인정한 사람들에 한해서는 이렇게 행동했음.
1을 주면 2를 주는 사람이었음.
그 반대의 사람들에게는 냉소적이었고, 없는사람 취급을 했으며..상대가 선을 넘으면 거의 패기 직전까지 갈만큼 무섭게 행동했음.
1을 주면 0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냉소적이었고, 1을 주면 2를 달라는 사람들을 경멸했음.
이날을 기억하는건 이때부터 좋은 동료들과 재밌게 회사를 다닐거라는 내 소망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새겨진 날이었기 때문..
이때부터 무언가 우리가 이 회사에서 오래오래 재밌게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음..
건드리지만 않으면 세상 좋은 사람인데....왜 사람들은 그를 불편해 하는지 이해가 안갔음.. 불편하다는건 필요할땐 이기고 싶고, 건드려 보겠다는 심산 아닌가!?
누가 위선자인가!? 이렇게 시원시원한 사람이 어딨다고...;;
그리고 이듬해...우리 주임들의 전성시대는 끝이났음.
왜냐하면 다 같이 대리로 승진을 했으니까. 그리고 회사에는 프로그램 소스 관리로 Git hub를 도입하여 소프트웨어 팀에 대대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음.
이제는 굳이 당사자들을 찾아가지 않아도 원하는 코드를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진 거임.
단 하나 아쉬웠던건..티리엘 과장님의 코드는 올라오지 않았음. 그게 제일 보고싶었는데...;;
그리고 본인 연봉도 3950으로 인상이 되었음. 꺄호!
그러나 나머지 주임들은 기존 연봉의 10%정도만 인상이 되었음. 혼자만 껑충 뛰어 못내 미안했지만...동료들은 이제서야 제 몫을 받는거라고 축하해 주었음.
그리고 신규 입사자가 우리 팀으로 새로 왔음. 키는 무쌍주임이랑 비슷한 장신이었고. 어께도 딱 벌어진 훤칠하게 잘생긴 본인보다 1살 많은 대리였음.
베르사유의 장미 주인공 오스칼을 물심 양면 보좌하는 앙드레 마냥 팀장들을 따라 다녔으므로 앙드레 대리로 부르겠음.
우리 팀이다 보니, 같이 밥먹고 같이 커피마시고 하면서 금방 회사에 스며들어 왔는데. 말을 참 잘했음. 특히나 어른들을 구워 삶는데 도가 튼 사람이었음.
그러다보니 메가통 팀장과 항상 둘이 산책을 하고 오거나, 메가통 팀장을 따라다니며 살랑살랑 거렸음.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에게 따로 피해를 주는것도 없었고, 원래는 어른들한테 잘하는게 맞는거니까.
입만 털면서 일은 안하고 정치질에 끼어든다면 얘기는 다르겠지만...
그러나 본인은 몇번 사람을 대해보고 알 수있었음. 입으로 먹고사는 자.
앙드레 형은 일단 프로그램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화제가 나오게 되면, 막힘없이 기술적인 얘기를 했고. 그 지식과 이해의 폭이 상당했음.
(죙일 코딩만 파고있는 본인이 어쩔때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구현은 할 수 있는데 그 기술의 이름을 모른달까...; 대화에 끼지 못하다가 나중에 검색해보고서야 아. 이거 나도 아는거야. 할때가 많았음.)
그러나 이 사람의 하루를 지켜보면, 항상 웹서핑을 하고 있었음.(물론 완전히 논다기 보다는 업계 기술의 최신 동향이나 새로운 기술 같은거 관련)
저런거 많이 보면 당연히 배경지식이 많아지겠지.. 일단 프로그래머에겐 매우 좋은 습관이라고 본인은 생각함. 물론 그 실전 실력이 그 뒤를 받쳐줄 수 있을때만!!
그러나 몇달을 지켜보아도 프로그래밍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하물며 회사 코드같은거 받아서 확인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음.
그저 팀장과 따로 나가 커피한잔 하고 오거나, 회의실 같은데서 요즘 잘나가는 기술이 이런게 있답니다 허허.. 하면서 팀장과 오붓한 시간을 가졌음.
덕분에 딜러 두명에게 항상 쌈싸먹히던 메가통 팀장도 다시 잃었던 미소를 서서히 찾아가고 있었음..좋은 일 일까..?
각 팀마다 맡은 프로젝트가 있었고, 당장에 일이 없을 경우에는 이렇게 몇달 간은 다들 하는일 없이 자유로운 회사생활을 했음.
물론 유지 보수건이 한번씩 들어오면 잠깐씩 그걸 봐주는정도로 일을 아예 안하진 않았음.
그렇게 다들 여유있게 보낼 때 본인은 바쁘게 지냈음. 일전의 동료들과 대화 이후, 가슴속에 심어진 불안감.
내가 실력을 쌓고 당당히 니들과 어께를 견주고 싶은데...
혹시나 그 때가 오기도 전에 니들이 떠나버릴까봐..! 통풍이도, 무쌍이도, 아몬드도!!! 생각보다 주임들의 연봉인상이 실망스러웠던것도 한몫했음.
동료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장비 경험이 필요했음. 그래서 본인은 오지랖을 넓게 가지기로 했음. 비전팀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혹시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프로그램적으로 발생한 에로사항이 뭐가 있는지. 뒷조사를 하고 다녔음. 그리고 이슈사항이 나오면 git hub에서 해당 장비 코드를 내려받아 나라면 어떻게 해결을 할까 고민하며
과장급 프로그래머들이 현장에서 버그를 잡고 있을 때, 본인도 사무실에서 나름의 판단을 가지고 몰래몰래 혼자 수정을 했음.
그리고 이슈가 해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본인이 수정한 코드와, 이슈가 해결된 코드를 비교해보며 누가더 올바른 방향으로 코드를 수정하였는지. 본인의 방식으로 수정을 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지 지속적으로 연구를 했음.
정리하자면, 몇달간의 생활 패턴은 주말에는 공부하고, 평일에는 회사에서 현재 대응 중인 모든 프로젝트들을 몰래몰래 뒷조사하며 이슈사항을 찾고,
그걸 수정하고, 가지고 있다가 선임자들이 해결했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해결된 코드와 본인 코드를 비교하고. 정말 햄스터 챗 바퀴 돌듯이 생활했음.
그리고 이 생활은 본인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었음. 날이 갈수록 코드를 분석하는 눈이 날카로워 진달까..
프로그램에 있어 내가 분석한 내용이 확실하다 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레벨이 되었음. 이 믿음이라는게 양날의 검인데..
잘못된 믿음은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하게 만듦. 그러나 프로그래머가 분석한 판단에 믿음이 없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
당장 의사가 환자의 병에대해 이렇다 저렇다 판단을 못한다면 그 병은 누가 고치겠음?
그렇게 몇달 후, 우리팀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떨어졌음. 모바일 검사긴데. 일전의 O석 프로젝트와 비슷한 컨셉의 장비였음. 다만 검사품이
모바일 크기로 작다는 것. 그리고 중국 출장 프로젝트였음.
메가통 팀장은 고민했음...
무쌍 대리를 내보낼....수는 없을것 같고..그렇다고 본인에게 들이밀자니 얼마전까지 중국에 있다가 복귀한 상황...또 나가라 그러면 한따까리 하겠지..?
아몬드 대리를 시키자니..지금도 계속 O산을 왔다갔다 하고있고... 남은건 앙드레 대리.
메가통: 앙드레야.
앙드레: 네 팀장님.
메가통: 이번 모바일 검사기. 너가 맡아야 겠다.
앙드레: ....!!!!!!
메가통: 중국 건이야. 여권은 가지고 있지?
앙드레: 중...중국...이요..?
메가통: 준비하고 있어. 기존에 장비랑 비슷해서, 동료들한테 물어보면서 하면 될꺼야~
앙드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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