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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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목요일 입니다! 또 한주가 이렇게 지나가네요. ㅎㅎ
중간에 한번 끊으려고 했더니, 도저히 분량이 안나와서 ㅋㅋㅋ 더 쓰다가 중간에 끊자니
역시 끊을 타이밍이 안나오고..
결국 쓰다보니 2편 분량을 한번에 써버린거 같습니다. ㅋㅋㅋ
독자님들 매번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한주 잘 마무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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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과 복귀하는 길. 호카게님이 운전, 본인은 선탑. ㅋㅋㅋㅋ
호카게님은 본인이 맘에 안드는 직원이겠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챙겨주었음. 이런 운전같은 경우도
당신이 친히 운전을하여 팀원을 배려해 주었음.
호카게: OO씨. 나는 조마조마해;; 어째 D사에서 OO씨는 너무 조심성이 없는것 같아.
나: 팀장님. 그런데 우리가 왜 조심해야 되요?
호카게: !? 몰라서 물어요? ㅋㅋㅋ
나: 네. 저는 도저히 모르겠는데요? 우리가 왜 거기서는 숨쉬는것도, 말하는것도 눈치를 봐야되요?
호카게: ......고객사..
나: 가서 무릎 꿇고, 일 주셔서 감사하다고 외칠 사람은 사장님이나, 임원들이지 우리가 왜 그래야 하냐구요.
우리는 오히려 가서 모든 문제를 해결 해주고 오는 해결사들인데!
호카게: D사로 인해 나나 OO씨가 월급받아 가면서...
나: D사 없으면 월급이 안나와요?
호카게: 장기적으로 본다면 나오겠어요?
나: 안나오면 이직하면 되죠.
호카게: 젊구나...! 부럽다 그 젊음..!!
나: 팀장님도 그닥...아직 40대 아니지 않아요? 팀장님 실력이면 딴데가도 충분히 인정받는데 뭣하러 숙이시냐고요 ㅎㅎ
호카게: ......음...글쎄..왜 그럴까? OO씨 말대로 내 나이가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이제 몇년이면 곧 40줄에 들어가겠죠..
나: .........
호카게: 그러게..왜 그럴까..ㅎㅎ 아마도 여기서 내 20대 30대 청춘을 보냈는데..^^ 퇴사한다면...그 청춘이 너무 아쉬워서? ㅎㅎ
그리고...여기서 받은 돈으로 우리 집 전세도 구하고...우리집 딸내미 유모차사고, 옷사고...ㅎㅎ 이제는 그랬던 애가 몇년 후엔 학교도 들어가고...
나: ..........
호카게: 마치...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요소 요소들 속에 이 회사에 대한 고마움이 녹아들어 있는거 같아. ㅎ 그게 애사심일까!?
나: .........
호카게: 근데 듣고보니 OO씨 말도 맞아요. 한번씩 듣다보면 나도 저때 그렇게 해볼껄. 하는 생각도 들긴해요. ㅎㅎㅎ
사실 내가 죄송할것도, 내가 조심할 것도 아니었는데...ㅎㅎ
나: 팀장님한테 소중한 모든건, 회사가 준게 아니라.. 팀장님 본인이 이루어낸거죠. 팀장님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대견해 하세요.
회사랑은 별개에요. 회사 망할때 같이 죽을것도 아니면서 ㅋㅋ
호카게: 역시 OO씨 냉정하네. 감상적인건 통하지 않는구만.ㅋㅋ
나: ㅋㅋㅋㅋ (어딜 수작질을 부려!? ㅋㅋㅋ 콩과장 돈 챙겨주려고 회사돈 빼먹던 주제에!! 흔들릴 뻔했네!)
그렇게 다음날.
메일함에 D사로 부터의 업무 내용이 도착했음. 어제 진행한 회의의 회의록과, 신규 호기의 대략적인 기본 사양과 일정.
사용자인 D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들에 대해 정리가 된 자료였고.
그 기능들 마다 수정을 해야 한다면 그 이유와, 그에 따른 일정들을 구체적으로
개발자가 개발 기간을 작성해야 했음.
2달이라는 시간을 잘 쪼개어 각각의 기능에 분배.
그리고 별도로 마지막에 목사님에게 전달받은 '주기성 불량에 대한 표기 변경의 건'도 들어가 있었음.
그렇게나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을까.
쌩판 듣도 보도 못한 D사 임원들도 참조 되어있었음 ㅋㅋㅋㅋㅋ
어릴적 감명깊게 본 영화 '풍운(風雲)'.
웅패는 한 점쟁이에게 점을 보았지.
'풍운에 흥하나, 풍운에 망한다...'
목사님..
'당신은 입으로 흥하나, 입으로 망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답장 같은건 서로 주고받지 않았지만, 본인은 굳이 답장을 써놓았음. 물론 전체 답장으로.
받는사람에는 D사의 철중이형 윗사람들도 모두 참조되어 있었음.
"주기성 불량 표기 변경건에 대한건, 본 장비 개발자로서 신중히 재 검토 후 다시 진행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고객사의 강한 요청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일단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여 보고 하겠음."
기억이 나는 독자님도 있을 것이나. 예전 콩과장 49재날 주제로 이 기능이 언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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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기차놀이 하듯 달려가던 생산팀 직원들....
나: 저기요?
생산팀: 네?
나: 하고많은 롤러중에 왜 하필 저거 닦은거에요?
생산팀: 히OOOO잖아요? 주기성 불량 발생이요.
나: 제가 잘 몰라서;;
생산팀: 우리 제품 특성상 좀 끈적이는 물질이 있기 때문에. 간혹 양산하다보면 그 끈적이는 볼펜똥 같은게 생겨요.
그게 장비안에 롤러에 들러붙으면 그 위로 지나가는 필름마다 그 덩어리 때문에 눌려서 규칙적인 간격으로 계속 불량이 발생하죠.
나: 오...!! 근데 저 롤러에 똥이 낀건지는 어떻게 아신거에요??
생산팀: 250파이 잖아요!?
나: 아!!! 롤러의 둘레!!! 원이니까!!! 아아!!!! 왜 그걸 생각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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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해 보았음. 만약 주기성 불량의 표기를 기술팀에서 임의로 바꾸어 버린다면?
생산팀에서 칙칙~폭폭 롤러를 닦으러 갔으나 그들은 어떤 롤러에서 불량이 발생되는지 알 수가 없음.
욕 겁나게 하겠지!!!! ㅋㅋㅋㅋ 그렇다고 거기있는 롤러를 전부다 닦으려면? ㅋㅋㅋ
꽤나 손이 많이 가야 할거임. 걸려있는 필름들 다 드러내고 작업을 해야 할테니까. 텐션이 단단하게 당겨져 있어서
헐렁하게 만들려면 ㅋㅋㅋ 쉽게 갈 수 있는 일이 어려워지겠지.
그럼 이게 누구의 아이디어냐? 높은 확률로 목사님^^
어느 제조 회사든 생산팀은 목소리가 큼.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누구든 생산팀을 건드리면 ㅈ 되는거야....
목사님이 무언가를 더 고민하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요청사항을 수정해 주어야 했음.
분명 D사에는 정상인들이 있을테니까..!!
메일 답장을 한 후, 빛과 같은 속도로 코드를 열고 그들의 요청 사항대로 기능을 수정하기 시작했음.
얼마나 신이 났던지 10분도 안되어 기능을 변경할 수 있었음.
그리고 답장 메일을 보낸지 10분만에 다시 메일을 보냈음. (이 메일에는 D사 높은분들 이름은 모두 제외시킴. 타겟은 산군!!!)
'말씀드렸던 대로 간단한 기능 변경이라 금일 수정완료 했습니다.!! 방문일정 잡아주시면 바로 업데이트하러 가겠습니다.'
그리고 산군주임이 덥썩! 미끼를 물어주었음. 내일 바로 와서 업데이트 해달라고. ㅋㅋㅋ
다음날 새벽 같이 일어나 D사로가서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해주었음.
11시 출근인 본인이 8시 반에 나타나자 적잖이 당황하던 산군..ㅋㅋㅋ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몇주 후...회사가 발칵 뒤집어졌음.
생산 팀장으로 부터의 직접적인 항의메일 이었는데. 야간 작업 중, 주기성 불량이 발생하였고
표기가 변경이 되어 문제가 발생한 롤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 몇시간 양산이 중단되었다고.
중대 사안인 만큼 D사의 높은 분들도 모두 참조되어 있었음.
호카게나 비전팀장은 당황하여 본인을 찾아왔으나
나: 왜 놀라고 그래요? 자기들이 요청한 사항대로 수정해서 준건데! ㅋㅋㅋ
호카게: 그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나: 벌써 처리했죠. 답장으로 예전에 목사님이 보낸 메일 그대로 전달해놨어요. 굵은 글씨체로 ㅋㅋㅋ
호카게: 아니...그걸 그렇게 다이렉트로...
나: 그럼 직진해야지 돌아갑니까? 저는 분명히 적용전에 생산팀이랑 의견 조율을 해야 한다고 회의 석상에서도 말했었고.
메일에도 다시한번 신중히 검토하라 힌트를 줬는데. 뭐 고집대로 해준거죠. ㅋㅋ
호카게: ........그럼 OO씨는 이걸 다 알고....
나: 담당자가 저를 존중하고, 같이 할 마음이 있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겠죠.
끝까지 개무시를 하니 이번 기회에 알려준겁니다. 우리들의 눈높이를..!
호카게: 무섭네..;;
[내가 리치왕이야...An Karanir Thanagor....]
이 사건으로, 순탄하기만 하던 목사님의 명예의 전당에 오점이 크게 하나 박제되었음.
D사에는 공적을 기념하는 기념비도 있었지만, 그 옆에는 크게 사고친 자들의 케이스도 있었음.
이렇게 일 하면 안된다 하는 ㅋㅋㅋ
지금까지는 항상 공적 기념비에 그 이름을 채워 왔던 독보적인 목사님 이었지만, 그 옆에 보란듯이 이번 사고가 기록 되었음. ㅋㅋㅋ
'설비 담당자들은 프로그램 기능들의 원리에 대해 제대로 숙지 후, 생산팀과 의견 공유를 거쳐 현장 적용을 해야 한다.'
물론 이름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매번 저걸 볼때마다 스스로 부들부들 할 목사님을 상상하며 ㅋㅋㅋ
그후..목사님은 본인이 전공정 장비를 떠날때 까지 본인과 마주치려 하지 않았고,
만나야 하는 일이 있다면 대리인을 보내거나.
정말로 특별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는 한 자리에 있지 않았음. 물론 말도 걸지 않았고.
이때부터 전공정 장비 프로그래머 교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되었고.
당장에 본인 외에 해당 장비를 처리 가능한 인력이 없던 관계로
울며 겨자 먹기로 본인과 강제로 업무진행을 해야했음.
어쨌든 이 사건 이후로, D사 담당자들은 프로그래머가 안된다고 하는게 생기면, 더이상 통풍이를 비교하며 억지로 수정을 요청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음. 인마핱 백신 사건의 효과였음.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존재가 하나 있었으니...
[그날은 철중이형이 기분이 좋아보였음.]
......................
..................
............
........
철중이 형과의 약속. 2달의 시간. 본인은 지금까지 해당 장비를 다루며 어떤 부분이 본인을 가장 힘들게 만들었는가
찬찬히 고민했음. 우선순위가 낮은 순으로 내용을 정리했는데
1. 함수화 되어있지 않은 수많은 비지니스 로직들..이것들이 서로 엮여 도무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코드.
2. 롤맵 구현으로 인한 잡다한 코드들. UI코드가 역시 비지니스 로직들과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고, 실수가 가장 많이 나오는 파트
3. 데이터 변환의 난해함. 포트 번호로 카메라 넘버를 얻어야 할 때도 있었고, 그 반대의 케이스도.
혹은 카메라의 명칭으로 포트 번호나 카메라 넘버를 얻어야하는 경우도..
그런데 사용하지 않는(아마 과거 다른 장비에서 퍼온듯한) 카메라 코드들과 엮여 눈돌아가게 만들었음.
4. 로그 시스템. 실시간으로 리스트박스에 올라오는 로그들. 어딘가에서 관리되어 생성되는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코드에 추가하여 만들어졌음.
이게 무슨 문제냐!? 기존의 제어 플로우에 영향을 주어, 로그를 많이 남겨야하는 경우 설비의 동작 시간(타이밍)에 영향을 주었음.
이 회사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머리 아파했던 파트.
오류가 나길래 로그 찍어보려고 코드를 추가했더니 로그 때문에 또 장비가 꼬여서 뻗어버림.
그 외에도 많은 부분 정리가 필요했으나, 이런 부분은 굳이 본인이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성실히 일한다면 컨트롤이 가능할 것 같았음.
2달이라는 시간안에 저 4가지를 반드시 깔끔히 정리해 놓겠다 목표를 두었음.
4번. 티리엘 과장님의 디자인 패턴중 싱글톤 디자인 패턴을 처음 적용하게 되었음.
큐(QUEUE)를 구성하여 로그가 삽입 되도록 만들었으며 따로 쓰레드를 만들어
제어 플로우와 독립적으로 동작하도록 만들었음.
즉 로그를 어디에나 찍어보더라도 프로그램 플로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구조. 그리고 이를 싱글톤화 하여 전역적으로 쉽게 호출하여
로그를 삽입할 수 있도록 했음. 이제는 더이상 로그를 추가한다고 프로그램이 죽거나 하지 않을 것임.
로그가 디스플레이 되는 기존의 단순한 ListBox 컨트롤을(흰바탕에 검은 글자) RichEditCtrl로 바꾸고, 지정한 중요도에 따라 글자색을 모두 다르게 변경시켰음.
이는 향후 다른 프로그래머들도 로그를 통해 특정 동작을 확인하기 좋을 것임.
3번. 카메라 넘버를 키 값으로 해쉬 테이블을 만들고 그곳에 짝을지어 데이터들을 연결했음. 이는 전자사전과 비슷한 원리임.
이를 통해 단순한 코드로 언제든 데이터들을 쉽게 변환하고 검색하여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게 되었음. 머리아프게 하드코딩과 배열에 강제 삽입된 수많은 데이터들을 굳이 프로그래머가 보고 외울 필요가 없어졌음.
2번. 롤맵. 한땀한땀 개별적으로 구현되어 졌으며, 여러 cpp 파일로 흩어져 있는 UI코드들을 하나로 모아 서브 클래싱을 통한 하나의 컨트롤로 롤맵을 변경시켰음.
이제는 롤맵 컨트롤 하나만 호출하면 언제든 쉽게 데이터를 디스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음. 코드 역시 UI와 비지니스 로직의 완벽한 분리로 깨끗하게 정리되었음.
1번. 가장 힘든 노가다 였음.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를 분석하여 의식의 흐름대로 짜여있던 공통적인 부분과 개별적인 부분들을 토대로 나누어 코드를 재배치/함수화 했음.
정말 2달동안 매일 야근/주말 출근을 하며 이 모든것을 끝낼 수 있었음.
후아.. 이만하면, 굳이 내가 아니라도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어느정도 만질 수 있겠다^^.
더이상 누군가 D사에서 쫓겨났다는 얘긴 나오지 않을거 같아.
회사에서 인정받는 고인물 장비 하나 맡았다고 그걸로 몇년을 우려먹고, 정치질을 하는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음.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다음의 새로운 '모험'을 하는것이 이 설비 업계라는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자' 아닌가!!
이 D사 전공정이라는 증오와 슬픔의 연쇄를 끊어 내는것이 향후 호카게로가는 길.
아마 이때부터 스스로도 모르게 호카게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것 같음.
이 작업을 마무리 했을때, 그간 티리엘 과장님께 배운것들을 50%이상 녹여낼 수 있었음.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기분이랄까?
그리고 시작된 신규호기 셋업. 이 역시 진귀한 장면이기에 비전팀의 셋업을 도우며 모든 과정을 눈여겨 보았음.
장비 프로그래머가 실제 장비의 셋업과정을 모두 이해한다면 이것 역시 프로그램을 이해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됨.
이 회사에서는 대부분 과거에 나갔던 Roll to roll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일만 하기 때문에, 신규로 롤장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 사람이
콩과장, 호카게 외에는 없었음. 이제는 본인도 실제 장비의 제작 과정을 지켜본 또 한명의 레전드가 되었음.
신규 장비였기 때문에, 고객사 제어팀 PLC 와의 통신도 중요했음.
현장에서 타 업체와 일할때 가장 혈압오르는 일이 통신임. 서로 양보도 잘 안하고.
'나는 나다!!'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소통도 어려움. PC대 PC라면 티리엘 과장님이 알려준 와이어OO를 쓰면 되었지만
PLC의 경우는 또 다르니까. 여긴 방법이 없음. 사전에 서로 데이터를 읽고 쓸 주소 값을 철저히 설계하여 실수 없이 준비해 두는것 말고는..
따라서 미리 고객사에 수차례 메일을 보냈음.
'지금 보내주신 데이터 맵과 주소가 확실 합니까?'
'만약 변경사항이 생긴다면 반드시 개발자인 본인에게 꼭 전달을 해 주십시오.'
그리고 비전팀에도 지속적으로 말했음.
'혹시나 고객사에서 데이터 맵이랑 주소 변경하거든 꼭 저한테 전해주셔야 해요. 안그럼 현장에서 개고생 합니다!!'
다행히 중간에 무언가 변경 되었다는 통보가 없었고, 본인은 안심하고 전공정 코드의 대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음.
그렇게 약속한 2달이 되었고. 대망의 장비 첫 시양산 테스트.
거대한 장비에 생산팀들이 달라붙어 필름을 걸기 시작했고, 제어반 사람들도 몰려와 현장은 북세통이었음.
수많은 D사 사람들 속에 우리 직원은 본인, 묵은지 대리, K과장.
K 과장은 이 장비업계의 현장을 오랜시간 일하며 자연스레 성격마저 변해버린 사람이었음.
오늘안에 된다는 헛된 희망을 가지지 말자. 잘되면 니들탓이요 안되면 내탓이다. 퇴근따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가진다면 최소한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음.ㅋㅋㅋ 이분이 예전에 설명한 D사 정신교육 시
항상 불려다니는 불쌍한 과장임.
D사에서 '지박령'처럼 먹고 자고 생활 한다하여 그를 지박령 과장이라 부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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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G팀의 상황 썰을 좀 풀자면..(G팀장과 선배에게 나중에 듣게된 비화)
G팀 팀장은 나이가 젊은 편임. 우리 호카게 팀장처럼. 그리고 일을 잘했음. 전공은 패션 디자인과라고 ㅋㅋㅋ 들었는데
어쩌다 기계쟁이가 되었는지 몰라도, 열정있고 열심히하는 사람은 뭘해도 잘 한다고. 전공과는 무관하게 일을 정말 잘했음.
(신은 젊은 그에게 업무 능력을 주었고, 머리숱을 가져갔다....머머리 ㅠ)
이 분의 설비 이해도가 가미된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D사 전공정 장비를 본인도 심도있게 이해 가능했음.
어쨌든 이 G팀장 팀에는 비전팀 '고인물 2명'이 있었는데, 나이로 따지면 비전팀 실세 K팀장과 '동갑'이었음. 그리고 현재 비전
총괄 상무가 비전팀장으로 현장을 뛰던 시절부터 그 밑의 팀원으로 햄릿 이사와 K 팀장과 같이 현장일을 해왔음.
즉 G팀장 밑에는 2명의 회사 짬밥이 '임원'급의 말안듣고 일안하는 직원이 있는거임.
이 고인물 2명은 정말 근무태도가 엉망이었음. 사고도 많이치고.
장비업계에선 꿈도 꿀수 없던 육아 휴직도 7~8개월 꼭꼭 챙겨먹을만큼
자기껀 무조건 챙겨먹고 보는 사람들이었음. 그 빈자리를 매꾸어야 할 다른 동료들은 아웃오브 안중이었음.
그들이 짬을 먹으니, 밑에 직원들 교육 같은건 시키지도 않았고... 그 밑의 직원 2세대 들이 바로
본인의 중학교 선배와, 지금의 지박령 과장이었음. 나머진 다 그만둠.
고인물 2명은 자기 밑으로 그냥 현장에 던져놓고 본인들은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베틀O라운드'만 했음.
자기들 중 한명이 팀장이 될 것이라 굳게 믿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날아온 나이 젊은 G팀장이 팀장이 되자
그들은 완전히 삐뚤어진거임.
G팀은 S사 D사 전담 팀이라, 본사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별도로 S사와 D사 중간 지점의 천O에 개별 사무실이 있었음.
고인물 과장2명은 절대로 본사로 올라오지 않았고, G팀장도 왠만해선 천O사무실에 가지 않으니(고인물 과장들과 불편한 관계)
그야말로 천O사무실은 PC방이었음. 고인물 과장 둘이서 하루 죙일 게임만 돌리다 가는 PC방.
그들이 그러는 동안 본인의 선배와 지박령 과장은 둘이서 현장에 헤딩 해가며 설비 공부를 했고,
G팀장도 그 둘을 열심히 가르쳐, 몇년 되지않아 고인물 과장들을 능가하게 되었음.
그리고 이들을 필두로 새 직원들은 선배와 지박령 과장의 교육아래
일을 배우게 되었음. 그러다보니 비전팀 인원들은 선배와 지박령 과장을 고마워하고 잘 따랐음.
문제는 지박령 과장이 주임시절...고인물 과장들이 가끔 L사에 들어가는데,
어느날 과장들이 쉬러 나갔다가 들어올 때 출입증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 사실을 알고
당시 현장에있던 지박령 주임에게 전화하여 출입증 좀 빌려달라고 한거임.
그거에 아무것도 모르는 주임이었던 지박령은 L사 담장너머로 자기 출입증을 던져주다가 보안에게 잡히게 되었고..
담장 너머에 있던 과장들은 그자리에서 줄행랑을 쳤음.(개O끼들..)
L사에서는 지박령 과장에게 왜 출입증을 밖으로 던지게 되었는지 추궁했고, 지박령 주임은 의리로 입을 다물었음.
그 결과, 지박령의 이름은 전 L사 사이트에 퍼지게 되었고. 영구 출입금지 조치를 받았음.
타 회사로 이직하더라도 이 출입 금지는 해제되지 않기에 이 사건은 그의 커리어에 무척이나 큰 상처로 남았음.
그럼에도 고인물 과장들은 변함없이 잉여 같은 회사 생활을 해왔고
이에 현타가 온 지박령 과장은 사람이 좀 바뀌었음. 뭘 해도 회의적이었고 열심히 하지 않게 되었음.
그럼에도 예전 열심히 하던 시절 감은 살아있는지, 소 뒷걸음질 치면서도 쥐를 참 잘 잡는 타입.
본인의 선배가 D사 출입금지 당한걸 봤을 때.
D사에 하청 업체로 일한다는건 간이나 쓸개는 집에 두고 출근 하고, 퇴근 후에 조용히 찾아가는 생활이었음.
D사에서 술자리에 나오라고 불러내면 가서 놀아줘야함.
지박령 과장이 왜 의욕없고, 귀차니즘해 보이고, 열정 없어 보이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상황.
비우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던 것.
(D사에서 비전팀의 입지는 이정도였음. 본인이 기를 펼칠 수 있었던건 프로그래머라는 '특수성' 때문.)
그에겐 D사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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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동물적인 본능이 그에게 저런 마인드를 학습시켰다고 볼 수 있음.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단점 또한 가지고 있으니..
어떠한 업무에 열정이 없음. 실력의 50% 이상을 투자하지 않음.
회의적으로 변함. 오늘안엔 안될꺼야...하면서..
이렇게 되면 일이 속도가 나지 않으니 현장에 '지박령'마냥 살아야 함.
지박령 과장은 왠지 첫 만남부터 본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음.
아마도 지금까지 다른 인원들은 D사에 9시까지 출근을 해왔는데
본인만 11시 이후 출근하는 상황이 마음에 안들었던것 같았음.
아마 자기를 출입금지 당하게 만들고 나몰라라 했던 선배 고인물의 나태한 과장들과 겹쳐보였을까?
근무 태도(시간)는 그의 '역린' 이었음.
문제는 여기서 발생.
'혹시나 고객사에서 데이터 맵이랑 주소 변경하거든 꼭 저한테 전해주셔야 해요. 안그럼 현장에서 개고생 합니다!!'
본인이 말을 전달한 대상이 지박령 과장이었음. 이때 그의 성향을 파악했어야 했는데...너무 늦게 알았음.
어쨌든 D사 전담 지박령이자 직책으로 따진다면 우리 회사 D사 관련 비전팀을 전체 대표하는 PM이었음.
그러다보니 고객사는 PM에게 대부분의 업무 메일을 보내는데, 그는 늘 업무에 설렁설렁 일하는 타입이었다는것.
'뭐 때되면 다 되겠지.'하는 스타일.
모든 D사 생산팀과 제어팀, 그리고 산군주임 앞에서 드디어 첫 동작을 수행하는데..
장비는 도는데 프로그램이 아무런 동작을 안하는거임. 자동으로 검사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열심히 짠 코드를 철썩같이 믿고있던 본인에게 당황스러움이 밀려왔음.
나: 혹시 PLC 신호 들어왔나요?
제어팀: 네.
나: .....다시 한번 해볼까요?
제어팀: (짜증난다는 표정..) 네.
롤장비라는게 스타트 지점이 정해져있어, 다시 롤을 역으로 감아야하는 과정이 있음. 상당히 귀찮은.
그리고 산군주임에게도 변화가 있었는데..목사님을 엿먹인 이후, 그의 태도도 바뀌었음.
목사님을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르며 무척이나 따르던 산군 주임인데.. 이번 사건으로인해 그와 나는 '적'이 되었음.
반대로 따진다면 티리엘 과장을 누군가가 엿먹인 입장이나 마찬가지였음. 충분히 그럴 수 있지...암...
생산팀: 산군 주임님. 우리 언제 시작해요;; 우리 잠깐 이거 돕고 다시 양산 가야되요;;
산군: (어흥) 뭡니까 시작부터. 그것도 생산팀들 다 보는앞에서.
나: ..........
그렇게 다시 장비를 가동시키는데 역시나 아무런 신호도 들어오지 않았음.
순간적으로 당황한 마음에
'내가 프로그램을 대공사 했기 때문에....다른데서 터져서 안되는걸까...?'
하며 냉정함을 잃었음. 지금 당면한 문제는 PLC와의 통신 여부인데..분명 데이터맵과 주소를 꼼꼼하게 준비해 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인할 생각을 하지 못했음. 현장 분위기도 그만큼 살벌했기 때문에..
특히나 제어팀은 더했음.
제어팀: 아 진짜 시간도 없는데. 고작 간단한 신호하나 처리 못해서 이러고 있어야 되요!?
나: 잠시만요. 이번에 코드를 좀 많이 바꾸다보니...확인...
제어팀: 잘 돌아가는 장비 코드를 왜 바꿔요!? 본인이 바꿔놓고 왜 우리한테 피해를 주냐고요.
나: 죄송합니다. 일단...확인좀..
그렇게 코드의 전반적인 부분을 빠르게 체크해 나갔음. 솔직히 대공사를 하며 과연 이렇게나 많이 수정한 코드가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자신에대한 믿음이 부족하긴 했음. 어쨌든 이번 프로젝트는 완전히 본인이 재구성한 첫 시도 아닌가.
아직은 스스로 검증되지 못한 실력이었음.
또한 이런 살벌한 분위기는 전혀 예상조차 못했음.
역시...누군가를 해코지 하고 내손이 깨끗한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세상'이치'인것을..
그렇게 10분...20분...시간이 갈수록 산군주임과 생산팀, 제어팀의 짜증은 심해져만 갔고...
지박령 과장: 야. OO.
나: 네?
지박령: 뭐하냐?
나: ......코드좀 확인할께요.
지박령: 준비 제대로 안했냐? 뭐냐고 우리까지 입장 난처하게.
나: 죄송합니다.
일단 내가 수정한 프로그램의 장점을 살리자. PLC 신호 로그부터 찍어보자. 그렇게 스타트 신호를 따로 로그를 찍는 코드를 추가했음.
나: 죄송한데 한번만 더 돌려 볼 수 있을까요?
지박령: 니가 얘기해. 내가 얘기하면 니 욕까지 내가 들어야 되잖아.
나: 아..네. 제가 얘기 해야죠 네네. (제어팀에게) 죄송하지만 한번만 더 돌려볼 수 있을까요?
제어팀: 수정한거에요? 이제 돌리면 확실히 되는거에요?
나: 그건 아니구요. 제대로 신호 받는지 확인하는 로그를 좀 만들었습니다.
산군: 아니 대리님. 해결을 하라니까 로그를 만들면 어떡합니까? 우리 때문에 지금 기다리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는줄 알아요!?
나: 일단은 프로그래머가 저 뿐이니, 더 나은 방법도 없잖아요. 좀 눈치 보이시겠지만 부탁 좀 드릴께요.
제어팀: 이번에 해보고 안되면 저희 그냥 들어갑니다. 우리도 시간 없어요.
나: 아니..보자보자 하니까.. 저기요! 뭐 까짓꺼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 따위 태돕니까? 당신들은 실수 안하고 살아요?
제어팀: ㅎㅎㅎ 실수 하죠. 근데 우린 실수하는 사람은 현장에 안나와요. 실수 안하도록 열심히 공부한 뒤에 나오거든요. ㅎㅎ
나: 하하. 이거 원~ 고작 I/O신호 따위 보내는거랑. 롤 Run, Stop 따위 제어 하면서 무슨 모터 40축은 제어하는거 마냥 쎈척하고있네^^
그정도 수준에 실수하는게 더 어렵겠다 ㅋㅋ
제어팀: 뭐요!? 이 사람이...! 산군 주임님. 뭡니까? 우리가 고객사 아니에요?? 하청 업체가 태도가 왜 이따위야?
생산팀: 뭐야 저 사람. 업체 사람 아냐? 왜저래?
산군: (제어팀에게)죄송합니다. (본인에게)대리님. 퇴출 되고 싶어요? 뭡니까 그 태도는? 실수는 대리님이 다 하셔놓고 왜 엄한데 화풀이에요?
나: 다 같이 장비하는데!! 언제나 잘 될 순 없는거지. 그럴땐 같이 협력해서 도와주고 문제 해결하는데 집중 해야지.
나이들이 몇살인데 해결보다 비난하는데 아까운 힘들 소모합니까? 그럼 당신들이 나한테 하는 태도는 잘하는 태도요!?
제어팀: 와아...됐고. 우린 그냥 가렵니다.
나: 뭡니까? 그럼 오늘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집에 갈까요? 나도 이따위로 할거면 다 때려치고 갑니다.
지금 누구네 장비 하는줄알고 이러는거야? 이게 D사 장비지 내 장비에요?
지박령: 야!!! OOO!!! 너 미O냐? 죄송하다고 사과박고 니꺼나 제대로 할것이지. 왜 고객사한테 지O 이냐고!!
나: 아니 과장님. 저 제어팀 사람 말하는거 못들었어요? 협조하는게 1도 없잖아요!
지박령: 애초에 니가 잘 했어야지 임마!
나: 와아.....돌아버리겠다. 묵은지 대리님. 이게 나만 잘못한겁니까?
묵은지: 일단....다들 진정하시고..제가 볼땐 다들 너무 말씀들이 지나쳐요. 장비 천천히 돌리면서 확인만 하면 되는건데 왜들 그러시는지...
산군: ........
사람들: ..........
뭐랄까. 일단 뚜껑이 열리고 보니까 머리 회전이 빨라지기 시작했음. 싸울수록 냉정해지는게 본인의 특징이랄까.
머리속이 맑아지고 가슴속에 있던 내 코드에대한 불안감이 싹 날아가는 느낌이었음.
제어팀: 그럼 이번이 마지막 입니다. 한번 돌려드릴께요.
그렇게 장비가 돌고, 로그 확인결과 PLC로 부터 아무런 신호도 들어오지 않았음.
나: 이거 보세요. 로그에 아무런 신호도 안나오잖아요.
제어팀: 그럼 로그를 이상하게 만드셨나보죠. ㅎㅎ
나: 아뇨. PLC를 못짰나보죠 ㅎㅎ 본인들 실수면 뒷 감당 가능해요?
그쪽들 실수면 내가 가만 넘어갈거 같나!? 시비는 그쪽에서 먼저 건 겁니다?
제어팀: 와~ 뭐지 저 자신감은? ㅋㅋㅋ
나: 쫄리면 뒈지시던가 ㅋㅋㅋㅋ
제어팀: 황당하네...ㅋ OO 대리님이라고 하셨나? 여기 보세요. W4XXX번에 우리가 On 신호 주고있죠?
나: 허 참 ㅋㅋ 뭔 소리야. 거기서 W4XXX이 왜 나와요? 협의 대로라면 W2XXX번에 들어와야지 ㅋㅋㅋ
제대로 문서 확인도 안하고 현장 오셨나?
(제가 PLC 주소가 기억이 안나서 걍 아무거나 쓴겁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제어팀: 무슨 소리에요. 우리가 1달도 전에 주소 다른데 쓸거라고 다시 데이터 주소맵 전달 했는데.
나: 와. 어거지 쓰시네 ㅋㅋ 미안한데. 나 현장 들어오기 전에 내 메일함 싹다 체크 했거든요? 댁들 한테 받은 메일 없던데 무슨 소릴?
제어팀: 우리가 대리님 메일주소를 어떻게 압니까? PM님 한테 보냈죠.
나: PM? 여기 PM이 지박령 과장님 밖에 없는데. ㅋㅋㅋ
지박령: .................
나: 나도 이 프로젝트 진행하기 전부터 제일 강조하던게 PLC였어요. 혹시나 변경사항 생기면 누구든 저한테 바로바로 연락 달라고.
산군 주임님 아닙니까!?
산군: ....;;;
나: 뭐에요. 왜 두 사람다 말이 없어요?
산군: 그....대리님. PLC 주소는 제어팀에서 말한게 맞아요...
나: 네? ㅋㅋㅋ 그럼 변경이 됬다는건데 담당자 시면서 왜 저한테 얘기 안하셨어요? ㅋㅋㅋ
산군: ..........저는 당연히 지박령 과장님이 전달 했을 줄....
나: 그러실꺼면 앞으로 저하고는 메일 하나도 주고 받지 마시던가. 여테까지 이것저것 프로그램 요청할껀 다 제 메일로 보내놓으셨으면서!!
왜 이 중요한 변경사항은 지박령 과장을 믿고 가만히 계셨냐구요.
산군: .....그래서......저한테 화내시는 겁니까?
나: 지박령 과장님? 과장님은 왜 아무말도 없으실까?
지박령: ...............
나: 내가 변경사항 생기면 꼭 말해달라고 10번도 넘게 말한거 같은데. 왜 말 안했냐고요!!!!
지박령: 깜빡했어. 어쩌라고. 그냥 하면 되지.
나: 으하하하하!! 재밌네 재밌어!!!!
사람들: ...........
나: 와. 이 양반 이거 기본이 안되있네. ㅋㅋ 이봐요 아저씨. 깜빡했어가 아니라 미안하다 라고 하셔야지.
지박령: 뭐!? 방금 뭐랬냐? 아저씨?
나: 뭐!? 뭐어어어~~? 봐라 봐라. 정신 못차린다. 야이 새끼야. 지금 니 때문에 내가 여기 제어팀 사람들이랑 생산팀. 거기에 기술팀까지
합세해서 다구리를 쳐 맞았는데. 상황 파악이 안되냐?
묵은지: 저...대리님....
나: 그래 니 실수로 내가 다구리를 맞았다. 거기까진 괜찮아. 근데 비전팀은...우리는 한 식구 아니냐? 너는 뭔데 저 사람들이랑 같이 나를 까냐고??
지박령: ..........
나: 니가 같이 나를 까지만 안했어도. 니가 까먹은거 나는 단순한 헤프닝으로 넘어가줄 수 있었어. 근데 니놈 한 짓거릴 보라고!!!!!!!!!
그래놓고 첫마디가 사과도 아니고 뭐!? 깜빡했어??? 어쩌라고오오~~??? 이 새끼 가정 교육부터 개차반으로 받았구만!?
제어팀: ;;;;;
지박령: 야. 너...죽을래?
나: 어? ㅋㅋ 너 나한테 될꺼 같냐? 따라 나올래? 니 좀 치냐? ㅋㅋㅋ
지박령: (배치기 하듯 배를 들이밀며) 야. 너 몇살이야? 어!? 죽을래?
나: 어어..ㅋㅋ 뭔데 피카츄 똥배로 왜 슬슬 들이 미는데!? ㅋㅋㅋ 뭐 전기라도 나오냐? ㅋㅋㅋㅋ
하지마라. 남자랑 배꼽 맞추니 기분 ㅈ같다 ㅋㅋㅋ
지박령: (배로 툭~툭~치고 들어오며) 야. 너 예전부터 지켜봐 왔는데. 니가 그렇게 잘하냐? 너 뭔데?
묵은지: 과장님...그만하시죠.. 대리님도;;;
나: 아저씨. 나 장난 그만치고 진지하게 말할께. 경고야. 그냥 사과박고 일이나 해. 두번은 없어.
지박령: (배를 툭!툭! 밀며) 어. 궁금하네. 두번째는 뭔데?
나: 이새끼가...! (싸대기 한방!)
묵은지: 대리님!!!!!!!(싸대기를 온몸을 던져 막으며)
고맙다...묵은지 대리....믿고 있었어...후하후하...
지박령: .........;;;;;;(미O놈;; 진짜로 때릴라고 하네;;)
나: 와!!!! 미치겠다. 아 다 됐고. 어이 지박령. 오래 일했다며? D사 전문이라지? 나 없이 이 장비 돌려놔라. 그정돈 해야 PM이지?
피라미새퀴 조져서 뭐하겠냐? 난 나가서 니네 팀장을 조져줄게. 뭐 나이만 처먹은 애새퀴한테 PM 맡겨 놨냐? 나 간다. 잘들 있어라.
산군: (어흥!!!!!!!!!!!) 저도 도저히 못참겠네요!!! 저는 J과장님께 여러분 지금 행태!!! 보고합니다. 뒷 감당 단단히 각오하세요!!!!!!
제어팀: ......잠...잠시만...;;;
산군 주임은 호랑이가 산을 타듯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벗어났고, 본인도 그에 질세라 현장을 벗어났음.
멍하니 있는 사람들을 뒤로한채.....
아마도 이때가 본인이 경험한 막장 상황 베스트 No.2이었음. ㅋㅋㅋㅋㅋㅋ
라인을 벗어나 탈의실로 가는길에 비전 G팀장에게 전화를 걸었음.
나: 여보세요.
G팀장: 어. OO아. 무슨일이야? 셋업은 잘 되고있어?
나: 아뇨. 완전 조졌어요. 사람들이랑 싸우고, 고객사는 위에다 보고하겠다고 사무실 올라갔고. 저는 도저히 못해 먹겠다고 지금 라인 나가는 중.
G팀장: 뭔데!? 왜 그러는데?
나: 팀장님. 나 본사 복귀 할라니까. 저 지박령 같은 과장 새퀴 짜르던지, 앞으로 D사 출입 못하게 막아요. 기본도 안된 새퀴니까.
G팀장: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러는거냐고;;
G팀장에게 자초지종을 말했음.
G팀장: ;;;;;;;;
나: 아니 그게 말입니까 방굽니까? 어쩌라고?? 그게 지가 할말이냐고요.
G팀장: 야....그렇다고 현장 던져놓고 나오는건...
나: 그럼 지박령 과장 앞으로 D사 못들어오게 하세요. 저런 의욕도, 실력도 없는 것들이 이런데 붙어있으니까 일이 안되는거라고요.
G팀장: OO야..너 모르냐? 지박령 쟤 L사는 평생 못들어가...;;
이때 G팀장을 통해 지박령 과장의 과거 이야기와 당시 처한 입장을 듣게 되었음.
현재 회사 상황상 S사는 더이상 거래가 불가능한 상태고, D사와 L사만 남았는데 D사에 들어오지 마라는건 그냥 나가라는 것과 진배없었음.
나: 그럼 지박령 쟤는 지금 우리 회사에서 아무데도 쓸데가 없는 잉여 인력이네요? 그럼 뒀다 뭐해~ 잘라야지.
G팀장: OO아. 같이 좀 살자;;
나: 살고 싶었으면 사람끼리 기본을 지킬 줄 알았어야지. 고작 사과 한마디보다 지 자존심이 중요한 놈들은 조직에 속할 자격이 없어요.
왜 자격이 안되는 사람들까지 감싸줍니까? 이 회사 아니라도 딴데 적성 맞는데 찾아서 살면 다 살아져요~
G팀장: 내가 전화해볼께. 너도 이대로 나가지 말고 다시 가서 일해줘;;
나: 갑자기 든 생각인데. 내가 가서 서로 한대씩 주고 받기만 하면 나랑 지박령 둘다 D사 영구 출입 정지 같은거 끊어질거 같은데!?
한 놈 보내 버릴라면 살을 주고 뼈를 쳐야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ㅋㅋ
G팀장: 야!!!!!!! 그만해!!! 너는 새끼야!! 말을 너무 못됬게 하는게 제일 단점이야!!! 막상 하지도 않을 거면서 왜 못된 말을 하냐고!!!
어...우리 엄마가 자주 하던 말인데..;;
나: 엇...죄송합니다. 저도 나오는 대로 뱉다 보니 그리 됬네요;; 진심은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G팀장: 사람들이...다 잘나고, 지킬거 지키고 다 너처럼 쿨하지 않아.. 다 잘날 수는 없지않냐..
못난 사람들이 있어야 잘난 사람들이 돋보이는거지..
나: .......
G팀장: 내가 어떻게든 수습할테니까. 너는 다시 가서 일해. 내가 고객사랑 지박령이랑 통화 할테니까.
더 싸우지말고 지금 니가 할꺼만 집중해. 그런거 잘하잖아?
나: .....알겠습니다.
G팀장: 그래....수고하고...
나: 그래도 팀장님한테 퍼붓고나니 좀 정신이 드네요. 죄송합니다. 괜히 엄한데 화풀이해서.
G팀장: 어쩌겠냐..내 팀원이 부족해서 생긴것을....죄송하면 지금 하는거 잘 마무리해줘.
아마도 30분정도 전화 통화를 했던것 같음. 그리고 그동안 부재중 통화로 묵은지 대리의 번호가 여러개 찍혀있었음.
그렇게 다시 현장으로 가보니, D사 제어팀과 산군, 그리고 묵은지 대리가 있었음.
지박령 과장은 G팀장의 전화를 받으러 잠시 자리를 옮겼다고 들었음.
나: ......
묵은지: 대리님!! 오셨군요!!
산군: !!!!
나: .....일단 하던 일은....끝냅시다.
제어팀: ......저 대리님. 그...죄송합니다.
나: 아닙니다. 정보 전달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데요 뭘.
제어팀: 아..아닙니다. 그냥 처음부터 좋게 좋게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을...
나: 그러게요? ㅋㅋ 이런 점이 참 아쉽습니다만. 사과 하시니 받아줄께요.
제어팀: ........;;;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음. 막상 큰일이 터지면 감당도 못할 담력인 사람들이
현재 자신의 위치만 믿고 안하무인 행동 하다가 자기 위치 이상의 일이 터지면 그제서야 자기 현실을 깨달음.
내가 고객사니까 하청에 좀 함부로 해도 되겠지 생각 했겠지만, 결국 이 프로젝트는 회사대 회사의 큰 업무이고
우리는 그냥 그 프로젝트에 작은 부속품일 뿐인 것을.
자신들로 비롯해 현장에서 큰 싸움이 났고, 결국 이 중대한 프로젝트가 도중에 문제가 생기면.
예를들어 프로그램 개발자가 사표를 내버리면. 결국 다른 프로그래머가 대체를 해야하고, 이래저래 설비를 파악하고
코드를 분석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 일이 지연 되어버림.
결국 책임을 서로 묻게 될것이고, 현장에서 있었던 일에 자초지종을 따지다보면
당신들의 현장에서의 언사나 행동들도 자연스레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럼 자신들도 어느정도 추궁을 듣게 될테니.
그제서야 슬슬 상황이 쫄리기 시작하는거.
실제 이 사건을 온전히 감당할 각오를 한건 이들 중, 본인 한사람 밖에 없었음.
니들 사는게 참 우습다 진짜....ㅋㅋㅋ
지박령 과장이 받았다는 변경된 PLC 주소맵을 보며, 다시 프로그램을 수정했음.
그 와중 지박령 과장도 조용히 자기 위치로가 침묵하고 있었음. 그렇게 프로그램 수정을 다 한 뒤
다시 장비를 가동했음.
그리고 정말 우습게도 배가 순풍을 탄듯 순탄하게 모든게 진행이 되었음.
보통은 사소한 시퀀스의 꼬임이나 예상과는 다른일이 터질법도 한데, 본인이 봐도 너무나 완벽하게
프로그램이 동작했음. 그에 산군주임 역시 아무말도 하지 못했음.
프로그램을 대공사하고 그 공사한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잘 도는것을 볼때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자부심이 들고,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기도 함. 이건 완전 파도처럼 밀려오는 만족감.
이미 지박령 과장이나 제어팀에 대한 감정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림.
또 한편으론..회사에서 Roll to roll 장비는 비전팀도 세팅하기 무척이나 어려워하는 장비였음.
세팅도 여럽지만 실제 좌표랑 카메라상의 좌표를 맞추는게 정말 어려웠음.
그걸 지박령 과장과 묵은지대리 둘이서 한나절도 안걸리고 세팅을 하다니....
지박령 처럼 붙어 있더니, 세팅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했네..
나: 허~참. 거짓말 같이 잘 되네^^
묵은지: 그러게요^^
산군: (슬쩍 끼어들기).....로그도 예쁘네요. 컬러플 하니..눈에 잘 보이겠어요..
지박령: ...........
제어팀: 어떻게...한번에 잘되니.....다행이네요...
나: 그러게 각자가 잘 해줬다면 오늘 정말 기분좋은 하루가 됬을텐데. 그저 안타깝습니다^^;
산군: 저...대리님..저도 아까 전에는 순간 화가나서....죄송합니다.
나: ?
산군: 홧김에 위에다 보고를 했는데..J과장님께서 이번 프로젝트 안정화 되는대로, 프로그래머를 교체하라고 하셨어요.
제가 어떻게든...
나: 음.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저도 크게 걱정 안합니다. 아마 이 코드보면 다음 프로그래머도 앞으로 크게 애먹을 일은 없을거에요.
물론 제가 인수인계도 제대로 해주겠지만^^ 저는 콩과장이랑 다르거든요.
산군: .......
나: 문제는 1, 2, 3호기의 코드는 예전 그대로라...ㅎ 지금 이 장비는 카메라가 8개 뿐이니 이 코드를 바로 타 호기에 적용하긴 어렵겠네요.
그래도 이 코드를 보면 전반적인 장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제일 큰 문제를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가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요..
마지막까지 본인이 해결하지 못하고
남겨둔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이것 역시 콩과장의 유산이었음.
검사 프로그램 쪽이었는데, 분명 이전코드와 현재 코드는 카메라 추가 관련 코드 외에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검사 파트에서 프로그램이 죽었음. 따라서 이 파트만 유일하게 이전 버전의 코드를 사용해야했음.
다른 검사파트는 같은 코드로 잘돌아 가는데 하필 특정 검사 파트에서만....
이건 몇년 후 본인이 팀장이되고, 우연히 다시 전공정에 들를일이 있어서 왔다가 그때서야 해결 할 수 있었음.
이 당시 보이지 않던 문제가 좀더 실력을 쌓고 보니 한눈에 보였던것..
산군: ...........아쉽네요. 열심히 해 주셨는데.....
나: 일단 제가 하고 싶었던 부분은 어느정도 목표치에 도달했어요. 이 장비에 이제 미련 없습니다 전. 졸업이죠 ㅎㅎ
새로 담당자 뽑고, 그분 어느정도 적응 할 때까지 제가 도와 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산군: ....네..
나: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면 그때는 고객사 대 협력사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반갑게 인사해요 ㅎㅎ
그렇게 그날 작업을 마무리하고 모두 퇴근준비를 할때.
나: 지박령 과장님. 뭐 이런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 잘못한거에 사과는 해야죠. 아까는 제가 죄송했습니다.
지박령: ........그래...근데 OO아.
나: ?
지박령: 아무래도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은 못잊을 것 같다. 너한테 미안하지 않아.
나: (어쭈? 아직 정신 못차리네;; 못잊으면 당신만 손해지 ㅋㅋㅋ) 뭐...물이 엎어 졌는데 주워 담아 집니까? 저는 제 행동에 사과를 드렸을뿐.
사과라는게 '거래'는 아니 잖아요? 내가 사과 했으니 너도 사과해라 무슨 유치원식도 아니고 ㅎㅎ
그런건 사과가 아니죠. 사과는 하고 싶으면 하는겁니다.
지박령: 그래....
저녁에서야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고. 엄청나게 혼이 나야했음. 그제서야 전반적인 G팀의 상황과
선배와 지박령 과장이 걸어온 길을 듣고, 조금은 지박령 과장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었음.
한가지 마음에 걸렸던건, 말이란 주워 담아지지 않는것이라..
알고보니 불쌍한, 혹은 이해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걸 뒤늦게 이해 했다 한들, 뱉어버린 말이 이미 상대방을 난도질 해버린 상황이라면
다시 관계를 회복 하더라도 흉터는 남게되는 거니까.
그래도 다행인건 이후 '최후의 닌자대전' 이벤트로 지박령 과장도 본인을 인정해 주었고, 그나마 형님 동생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지박령 과장 그가 생각보다 사람이 괜찮았다는 것으로. 이날의 흉터는 덧나지 않고 잘 아물었음.
아마 이날을 기점으로, 사람들과 싸울때. 특히나 연장자와 싸울때 일체 욕이나 반말을 하지 않게 되었음.
소설을 쓰는 지금까지도.
과한 언사와 행동으로 사실은 많은 것을 잃어야 했기에.
고생고생해서 편하게 만든 업무를 이 승질머리 때문에 남에게 넘겨 줘야했음.
같은 이유로 S사 업무를 앙드레에게 줘야 하지 않았나..
아무리 멍청해도 3번 같은 실수를 할 순 없지..
이 일로 오랜시간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했음. 물론 자기 반성 같은 식상한 행위는 하지 않았음.
어떻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상대를 더 열받게 만들지 ㅋㅋㅋㅋ
어떻게 싸우면 싸움이 끝났을때 여론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지,
싸움 후에 어떻게 해야 상대를 더더욱 초라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궁극적으로 '내 것'을 챙길 수 있는지에 대한 수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의 시간.
이날부로 '웃으며 나긋나긋 상대를 조지는 방향'으로 싸움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음.
상대 혼자 '열폭'하게 만드는 기술을 익혔음.
[전투 기술 레벨 업, '피에로 가면 '습득]
아아...D사도 드디어 끝이구나. 그래도 실력이 없어서 쫓겨 나거나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구질구질 끌려다니는게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솔직히 우리 회사에서 D사 업무 외에 어려울만 한 일이 뭐가 있을까? 이제 꿀빠는 생활 시작일듯..
[그날은 철중이형이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고 들었음.]
...................
.................
.............
........
본인이 빠진 전공정은 대타로 그동안 소리없이 절치부심하고 있던 잇끄 대리가 들어가게 되었음.
인수인계 할 당시, 장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처음 보여준 코드는 본인이 전체 개조를한 코드로 시작했음.
잇끄 대리: 전공정 장비가 많이 어렵다고 하더니, 코드보니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요? 할만해 보이는데...
이건 나에겐 극찬!!!! ㅋㅋㅋㅋㅋ
나: 네. 이 코드는 제가 지금까지 전공정 장비 진행하면서 느낀 불편함을 다 뜯어고친 코드거든요.
이걸로 먼저 파악하시고 나중에 1, 2, 3호기 코드보시면 약간 당황하시겠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좋으실거에요~
잇끄 대리: .....하하...뭐 얼마나 수정 하셨길래...
이후, 잇끄대리가 전공정에 투입 되었고 다행히 쫓겨나지 않고 무난히 D사에 안착하게 되었음.
1, 2, 3호기 코드를 본 후에야 잇끄 대리는 본인에게 에티튜드를 갖추기 시작했음.
잇끄 대리의 RPM이 느려서 그런지, 이 날을 기점으로 전공정에 일이 없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날 이후로 전공정에서 회사로 크게 전화가 걸려오거나, 추가 기능요청, 미비사항 같은게 현저히 줄었고
과거 맡기만 하면 No.2의 칭호를 안겨주던 시끄럽던 전공정은 옛 이야기가 되었음.
D사 전공정의 '전설'은 사리지게 되었고, 그냥 평범한 장비로 변모하게 되었음.
프로그래머가 더이상 쫓겨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음. 그에 따라 D사의 전공정 파트 사람들도
정치적인 힘을 잃었음. 원래 적당히 이슈도 나고 해줘야 성과도 챙기는 거니까..
이런 결과는 두고두고 본인의 가슴속에 개발자로 살아가는 소중한 자양분으로 남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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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정에서 퇴출 당한 날.
퇴근길에 감염된 오징어 1호에게 전화가 왔음.
오징어 1호: 대리님! 내일 출근 하실때 준비 단단히 하고 오십쇼! 햄릿 이사가 오늘 대리님 '징계 절차' 준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 에이 O바...ㅋㅋㅋ 뭘 준비해;; 걍 정면 돌파지 뭐 ㅡㅡ;
그리고 다음날 묘하게 신이나 보이는 호카게를 만날 수 있었음.
호카게: OO씨. 대단히 좋은 소식이 있어요!!
나: 제가 전공정에서 퇴출 된게 좋은소식 ㅋㅋㅋ ?
호카게: 철중이형이 OO씨가 꼭 필요하데!!! 이제 OO씨는 후공정으로 다시 가게 된거라구요!! 얼마나 다행이야!!!
[역시!! 철중이형. 혹시나 하는 예상은 했지만 아주 적절할때 움직여 줬구나!!!]
그리고 회사 메신저로 날아온 쪽지. 햄릿 이사였음.
햄릿: 이사 사무실로 들어와.
어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신정변의 시작과...이의민이 고려왕의 척추를 꺾은 사건..!!
이전부터 거슬리게 주변에서 앵앵거리는 햄릿.
[척추를 꺾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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