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지들 취업할 때는 꿀 빨았으면서 지금은 왜 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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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유게에서 이런 게시물을 봤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달린 댓글들의 대부분은 옛날에 윗 세대들 꿀 빨았는데 지금은 헬이라는 댓글이 대부분.
그래서 내가 위와 같은 세대(80년대 후반 학번)도 아니지만 한번 적어 봄.
80년대 학번들은 베이붐세대임.
80학번 부터 시작해서 90학번 까지 죄다 매년 100만명 이상씩 태어나던 베이부머였음.
국민학교 때 부터 박 터지게 학교 다녀야 했었음.
오전반오후반은 기본이고 한 학년에 5-60여명씩 열 몇 개 반씩 있던 시대 였음.
뭐...옛날에는 공부 잘해도 가난 때문에 상고나 공고로 많이들 빠지던 때 라는 뜬소문도 있지만,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임.
교육이라면 장기 까지 팔아서라도 뒷바라지 하려고 하는 민족 임.
이미 80년대 들어서는 어느 정도 경제성장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가난 때문에 공부를 잘해도 상고가고, 공고 갔다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맞지 않는 말이 된 지 오래 였음.
물론 공고나 상고에 소수의 학생들은 특출나게 공부 잘 하던 학생들이 있었고,
나름 명문이라 불리던 상고나 공고는 대충 중학교 때 평균적으로 반에서 중간 정도 성적인 학생들이 많이 갔었음.
그러나 일단 대세는 단칸방에 살아도 자식 대학 보내겠다는 부모들이었음.
이 사람들이 이렇게 박터지게 경쟁해서 고3이 되고 대학을 가는데......
문제는 정원이 얼마 안된단 말이지.
아래는 90학년도
두둥...온갖 잡대학 다 합쳐서 33.5만명이 90학번의 정원이올시다.
위 숫자들 중에서 일반대학(4년제) 정원 19.2만명 기억하시길.
저건 90학번의 대학정원이고 88학번이나 89학번 혹은 그 보다 선배들은 정원이 더 적었겠지?
저 당시는 대학 정원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재수, 삼수생은 널리고 널렸었음.
응팔에서 괜히 정봉이가 의대를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7수 까지 한 게 아님.
90년대 중반까지 어느 정도 이름 있는 유명대학들은 죄다 신입생에서 재수생 이상 비율이 최소 5-60% 였었음.
재수는 거의 필수라 불릴 정도라 유명 입시학원들은 학력고사나 점수로 재수반 커트라인 끊었었음.
어디 이름도 들어 본 적 없는 산골짜기에 있는 전문대라도 가려면 최소한 반에서 중간 이상은 해야 했었음.
4년제 대학을 현역으로 가려면? 반에서 10등 안에는 들어야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4년대 대학 가능했었음.
물론 지역에 따라 편차는 크게 남.
서울에서 학군 좋은 지역의 경우에는 반에서 20~30등대 해도 충청도권 까지는 갈 수 있었음.
반면 지방이나 학군 안좋은 곳 같은 경우에는
몇 년만에 자기네 학교에서 좋은 대학 들어갔다고 현수막이 붙기도 했었음.
그런데 현수막에 써 있는 대학이 서울대가 아닌 경우도 꽤 있었음.
지금 대딩들이야 그런거 못 느끼겠지만 저 때 까지만 해도 '대학생
=지식인'이 맞았음.
여기까지 길게 대학정원까지 이야기 했음.
처음에 저 세대들은 매년 100만명 이상 태어나던 베이비붐세대라고 했죠?
태어나서 흙 퍼먹으면서 이 놈 재끼고, 저 놈 재끼고, 결국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인원이 최대로 잡아도 20% 미만임.
평균적으로 14%~18% 정도가 4년제 대학생이란 관문 까지 살아남았다고 보면 됨.
인원으로 따지면 15만~19만명 정도.
이제 부터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맨 위에 사진 평균적으로 10대1도 안되는 대기업 공채 경쟁률!
정말 죽여주죠?
그런데 여기서 함정카드가 발동합니다.
위에도 나오지만 현대나 삼성 같은 곳도 그룹공채로 불과 2-3000명 뽑던 시대 였음.
저 시대는 IMF 직전.
그러니까 엄청나게 경제붐이 일어나던 시기였음.
30대그룹 공채 해 봐야 2-3만명대 이던 시절 이었음.
참고로 올해 삼성그룹에서만 채용목표로 잡는 인원이 1만명이 넘어감.
삼성, 엘지, 현대차, SK 이 4개 그룹사에서만 올해 채용 목표가 약 4만명임.
그런데 저 당시는 30대그룹까지 해봐야 공채인원이 불과 2-3만명대.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제 결론으로 저 당시에 왜 경쟁률이 저리 낮게 나왔나를 알려 드리죠.
일단 아래 기사나 광고 좀 보시죠.
현대그룹 공채 광고인데 자격 조건 보면 학사나 석사임.
그러니까 최소한 4년제는 나와야 한다는 소리임.
위에서 90학번의 경우 4년제 정원이 몇 명이라고 했죠?
약19만명.
일단 저 19만명 안에 들어야 최소한 지원 자격이 생김.
그리고 아래를 또 보면.
저건 97년 기사인데 위에 보면 상위권 그룹끼리는 자기들 까리 합의봐서 시험일자를 똑같이 맞춤.
5대그룹이 먼저 뽑아가고 나면 그 뒤로 30대 그룹에서 또 지들끼리 몇개 씩 뭉쳐서 시험일자 맞춤.
이러면 복수지원이 거의 불가능해짐.
그래도 저건 많이 나아진 것.
그 전에는 정부 지침에 따라서 공기업이고 뭐고 싹 다 공채 일정을 맞췄었음.
아래를 보면 ㅎㄷㄷㄷㄷ
거기에 공채라고 하지만 소위 취업에 거의 프리패스와도 같은 '기업 추천서'라는 것이 있었음.
기업 추천서가 뭐냐면 기업에서 소위 명문대생들 입도선매하려고 각 대학에 뿌리던 것 인데...
이게 4년제 대학이라고 다 갔던 것도 아님.
주변에서 나 때는 과사에서 굴러 다니던 추천서 아무거나 들고 가도 취업할 수 있었다고 하는 사람들 학벌 한번 보셈.
어지간하면 소위 명문대 출신일 확률이 매우매우 높음.
그거 다 기만하는 거임.
저 당시는 대학별로 전공별로 세밀하게 점수를 먹여서 어느 수준 이하면 아예 쳐다도 안보는 것이 관행이었음.
상황이 저러니 어느 정도 쫄리는 학벌이다 그러면 아예 지원 자체를 안했었음.
그러니 맨 처음 사진과 같이 환상적인 경쟁률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 임.
대한민국에서 취업시장이 헬이 아니었던 때는 지금까지 없었음.
언제나 헬 이었음.
그런데 예전과 지금이 다른 점 이라면,
예전에는 위와 같이 여러 가지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거기를 통과하고 살아 남은 사람들 끼리 경쟁하고,
도퇴되었던 사람들은 눈높이를 낮춰서 살 길 찾아 갔다면,
지금은 전부 대학생이라고 모아 놓고 나도 대기업 너도 대기업 이러는 것이 차이점임.
물론 그렇다고 지금 세대들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공무원 타령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음.
사회가 젖 같아서 단추 잘못 끼우면 그대로 고착화 되기 때문에 처음 부터 단추 잘 끼우려고 하는 거 이해함.
그리고 천민자본주의가 고착화 되서 노동의 댓가 알기를 개좆으로 아는 천민자본가들이 득시글 대기 때문에
그나마 안정적이거나 돈이라도 많이 주는 곳을 찾는 것을 1000000000000% 이해함.
그런데 소위 '노오력'도 안하고 그저 세대 잘못 만났다고 탓 하는 것은 이해 못 함.
암튼 단순하게 숫자만 보고 옛날에는 진짜 취업 개꿀이었구나 착각들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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