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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순 일행이 베를린서 저지른 '만행', 그 기이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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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12회 작성일 2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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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문구 담긴 피켓 들고 소녀상 있는 예술작품에 침범... 독일 시민, 분노하며 눈물 흘리기도

"위안부는 사기다."
"코리아협의회는 (위안부 관련해) 거짓말 하지 마라. 천벌을 받을 것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라."
"역사부터 공부하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이 독일 평화의 소녀상 현장에서 한 발언들이다. 그것도 오로지 한국어로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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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이 독일 평화의 소녀상 현장에 와 "위안부는 사기다, 거짓말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 코리아협의회


 
나는 독일 코리아협의회(아래 코협)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이다. 주옥순 대표 등이 소녀상 철거 등을 주장하며 이곳에 온 지난 6월  26 일부터 6월  30 일까지, 5일 동안 코리아협의회가 마련한 대응 집회에 동참하면서 가능한 그들의 모든 순간을 지켜봤다. 이들의 망언과 만행에도 침묵시위를 하며 참고 또 참았던 한국 교민분들, 그 분들의 고통스런 표정을 잊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 
 
지난  6월  27 일 베를린 소녀상 인근. 그들은 현장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독일 내 인권단체인 코리아협의회 이름과 협의회 대표의 이름을 번갈아가며 고래고래 외쳐 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코리아협의회는 거짓말 하지 말라"는 등 구호를 외쳤고, 다음 날도 비슷한 주장과 구호 등을 반복했다. 

코리아협의회는 독일 내 평화의 소녀상 설치뿐만 아니라 인권 및 시민운동을 주요하게 다루는 비영리 단체다. 경제, 언론, 정치, 노동단체, 종교, 환경, 여성운동,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일과 유럽, 국제적인 범위의 비정부기구와 시민단체·전문가 등과 협력하고 있다.

"위안부는 거짓말" 소리 지르던 주옥순 일행

6월  29 일 오전  11 시께 그들은 더욱 부적절한 행동을 감행했다. "위안부는 나라 망신"이라며 고성을 지르다가, 소녀상을 건드리지 못하게 설치해 둔 예술작품 '이방인의 집' 안을 침범했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피해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독일어 피켓을 들어 보였다. 이후 "요시코  15 분  1.5 엔"이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소녀상에 들이대고는, 빈정대며 웃었다. 이는 이들이 방송하는 유튜브에 고스란히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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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9 일 오후, 이우연 연구위원이 "요시코  15 분  1.5 엔"이 선명히 쓰인 피켓을 들고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 그는 다른 이와 대화하다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튜브 화면갈무리)
ⓒ 유튜브 화


  
우리는 현장에 있던 독일 현지 경찰에 항의했지만 경찰은 지켜보기만 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에 따르면, 이들 시위를 지켜보던 한 미테구 독일 시민은 화가 난다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극우성향인 이들과의 조우는 대부분 고통스러웠지만, 한편으론 기이한 풍경이기도 했다. 이곳에 온 며칠 내내 자기들끼리 외로이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영어나 독일어도 아니고 오로지 한국어로만 고성을 지르다가 지나가는 독일 시민들에게 항의를 듣던 모습이 그랬다. 그들은 그렇게 지내다 물러갔다. 비싼 비행기 티켓을 끊어 여기까지 와서는, 근거도 없는 망언을 매일 퍼붓다가 말이다.
 
그들의 망언으로 가득찬 집회에 독일 시민들과 코협 측 집회 참가 시민들은 오히려 "내 말이", "(당신들이야말로) 역사 좀 공부하라" 등 구호로 대응하고, 수준 높은 예술 공연으로 응답하려 애썼다. 현장에선 국제적 연대도 이뤄졌다. 실제로 며칠 간 내가 만난 사람들만 꼽아봐도 독일과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일본, 타이완 등  12 여개 국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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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순 대표 등 극우성향 인사들이 현장에 왔다가 돌아간 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국식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협의회


  
계속해 실시간으로 유튜브 중계... 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이들의 행동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미국 템플대 아산테 교수( Molefi   Kete   Asante )는 자신의 저서 <반식민주의와 교육: 저항의 정치학> 서문에서 "식민주의는 신체적 구속과 이주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정신적 구속을 통해 나타난다"고 썼다. 그럼에도 이들의 언행을 지켜봤던 나는, 여전히 뚜렷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극우성향의 인사들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베를린 소녀상은 이제야 잠시 평화를 찾은 듯하다. 이들의 행패를 보러 온 독일 미테구 소속 3개의 정당 의원들은 한결같이 소녀상의 영구 존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 온 이들인 일본 극우인사들과 함께 이 곳에 다시 올 것이란 소식을 접했다.

지금 느끼는 이 잠깐의 고요함은, 나중에 더 큰 태풍으로 돌아올지도 모를 징조가 아닐까, 태풍의 눈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 베를린 방문 인사들에 대한 언론 보도도 두려움을 더하게 한다. 이번에 온 인사들이 과거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 강제 동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A급 전쟁범죄인으로 꼽히는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한 일본재단(사사카와재단)의 경우, 이들이 미국 등 전 세계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며 "전 세계 곳곳에 '친일 인사'를 심어 놓으려는 의도"로 미국에 매년  6000 억 원, 한국에  600 억 원 등을 쓴다고 한다(<한국일보>  2021 년 2월  20 일 기사).
 
한일관계 전문가로 불리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같은 대규모 유착 의심 관계가, 실은 일본 제국주의 전략의 일환으로 러일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지적한다. 이들 극우 단체의 행태는 저급한 수준일 뿐이었지만, 일본 기업과 이들의 뿌리 깊은 유착 관계는 이 문제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독일 미테구청은 소녀상 설치를 올해 9월  28 일까지만 허가해, 이 날짜 뒤로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는 상태다. 그에 더해 유튜브는 극우성향 인사들의 심각한 역사 왜곡 주장이 담긴 영상에도 아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마주할 수요집회... 진실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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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극우 인사들의 방문을 맞아, 집회에 참석한 베를린 거주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특별히 제작한 성명서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현장에 온 일본인 참가시민(오른쪽)이 "일본으로부터 연대, 전쟁범죄 역사를 부정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 평화의 소녀상과 우리는 함께 한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코리아협의회


 
이 사안은 엄연한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망언, 비윤리적 행태 등을 이렇게 국제적으로, 지속적으로 저질러도 처벌 받기는커녕 표현의 자유를 악용할 수 있는 현실에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저항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 오는 7월 6일 수요일에도 한국에서는 수요집회가 열릴 것이고, 이들은 그 집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한편, 내가 느끼기에 5일 간의 대응 집회는 전 세계 반식민주의 교육의 현장이었다. 독일 시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과 직장인이 국가의 장벽을 뛰어 넘어 일본군 '위안부' 역사부터 전 세계 식민주의 문제에 대해 서로 공감하며 대안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이 독일에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나아가 무더위 속에도 소녀상을 지키려 매일 현장을 찾아준 한국 재외동포분들, 용기를 내어 반박 집회에 함께 해준 일본인 등의 지지가 사안에 관심을 지닌 베를린 시민들과 현지 활동가들에게 정말로 크나큰 힘이 되었다는 점도 꼭 전하고 싶다.

[관련 기사]
'소녀상' 철거 요청하러 오는 한국인에 대한 독일의 반응  http : / / omn.kr / 1zfxr   
주옥순 등 4명 베를린서 "소녀상 철거" 시위에 독일인들 분노  http : / / omn.kr / 1zj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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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순 대표 등 일행이 소녀상 철거 등을 주장하며 이곳 독일에 온 첫날인 6월  26 일, 소녀상 철거에 반대하는 베를린 시민들이 소식을 듣고 현장에 모인 모습.
ⓒ 코리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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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소녀상 현장에선 국제적 연대도 이뤄졌다. 실제로 며칠 간 내가 만난 사람들만 꼽아봐도 독일과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일본, 타이완 등  12 여개 국가에 달한다. 극우인사들이 왔던 마지막날, 단체사진을 찍은 참가시민들 모습( 6.30 ).

ⓒ 코리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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