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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했습니다.[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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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이팅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861회 작성일 22-05-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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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간의 계약직 근무 끝에 퇴사하였습니다.

4급 시험에 합격한지 1년 6개월이 되었을 때 깨달았습니다.

이 조합은 계약직인 나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줄 생각이 없구나...

그래서 퇴사했습니다.

18년도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정규직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수당 없는 야근을 버텼습니다.

19년도 4월에는 근무기간이 1년이 넘지 않아 정규직 전환고시 응시자격을 얻지 못하였고

20년도 9월에 정말 어렵게 나왔던 4급 시험... 아슬아슬하게 턱걸이로 붙었습니다. 

야근하고 나서 새벽까지 공부하여 좋은 결과를 낸 제 스스로가 너무도 자랑스러웠고 기뻤습니다.

이후 정규직 전환만을 기다렸습니다.

조합에서는 4급 채용을 빌미로 저에게 공제 실적과 예탁금 실적을 들이밀었고

저는 어떻게든 4급이 되기 위해 있는돈 없는돈을 끌어모았으며 부모님, 누나들, 친척들에게 공제 상품을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실적은 신용대출을 받아 메꿨습니다.

타지에서 아는 사람도 없었고 박봉 급여를 받는  저에게 1년간 공제수수료 300만원, 예탁금 실적 275백만원을 채우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실적을 인정해주는 마지막 날까지 길거리에 보이는 이 가게 저 가게 들러가며 예탁금 할 일 없으시냐고 영업을 하고 다녔습니다.

공제수수료(공제료가 아닙니다) 300만원과 예탁금 275백만원을 겨우 다 채우고 나서 드디어 다 채웠구나... 이제 정직원 될 일만 남았구나...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빚도 많이 생겼고 매일 이어지는 야근으로 몸도 많이 상했지만 4급만 된다면 괜찮을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빚이야 4급만 된다면 임직원 대출 2,000만원을 받아서 대환하면 되는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조합에서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조합에서 근무하는 동안의 세번째 제출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과장님이 붙잡았고
두번째엔 상무님이 붙잡았고
세번째엔 상임이사님이 붙잡았습니다.

4급 시켜주겠노라고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

그 말 1년 6개월간 들었습니다.

제가 더이상은 못버틴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있었던 부서는 책임자 1명과 계원 2명이 있어야 돌아가는 부서였습니다.

그런데 조합에서 인건비 감축한다고 두 부서를 한 부서로 통폐합 시키더니 직원을 줄이고 과장을 겸직에 앉히더군요.

일은 두배로 늘고 직원은 반토막이 난겁니다.

과장이란 사람은 사냥(수렵)이나 갯바위 낚시와 술에만 관심이 있고 부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던 사람이었으며, 유튜브를 보거나 담배를 태우러 가거나 잠을 자거나 시간만 때우다가 퇴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새벽에는 본인 총을 들고 멧돼지나 고라니를 잡으러 다니고 사무실에서는 코를 골며 잠을 자다가 고객이 들어와서 잠이 깨면 담배를 태우러 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싸워도 보고 달래도 보고 혼자 멱살캐리 하며 업무를 이끌어도 보고 업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드리기도 하고 어떻게든 부서가 잘 돌아가도록 노력했으나, 과장님은 대화도 통하지 않고 무능력한 사람이라 어느 순간 포기했던것 같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책임자 밑에서 어떻게든 내 자신만은 열심히 해보자 생각하여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하며, 책임자 업무까지 도맡아 하였고 그 결과 만년 적자부서였던 부서를 혼자서 적자 금액의 약 2~3배의 흑자로 전환하였습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책임감이 없거나 성실하지 않았던 직원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조합에서는 이런 저에게 아무런 보상을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4급 정직원만 바랐을뿐인데요.

조합에서는 T.O.가 없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조합에서 근무하면서 3년 6개월간 야근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사와 일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날도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불면증과 수면장애와 만성피로를 얻었고, 그 결과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기도 했으며, 탈모가 생기고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는 등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언젠가는 4급 채용을 시켜줄지 모르겠지만 제 자신의 건강과 제 자신의 인생을 위하여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금 다 떼고나서 월 170을 받으며 유조차량 운전, 지점별 지도공문 발송, 자재사업소 유류공급확인서 제출, 부가가치세 신고양식 작성, 지급결의서 작성, 일마감 및 모든 대체전표 수기 작성, 월별 재고점검 등등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업무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으나, 유조차량 운행과 서무 업무를 병행하는것이 상당히 힘들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유조차량 면세유 공급을 평균적으로 하루에 두세번씩 나갔었는데 한번 다녀오는데 2~3시간씩 소모 됐었기에 서무 업무는 늘 야근을 통해 해결했었기 때문입니다.

더이상은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퇴사의 의사를 밝혔고, 여러 선배들의 공감과 위로와 만류에도 불구,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 드렸던 그 과장님께서 제가 퇴사 예정일 다음날 정말로 회사를 안나오자 제가 무단결근 했다고 1층과 2층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하소연을 하고 다녔고, 저희집에 두차례나 찾아와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 앉아 회사에 나와달라고 빌었으며, 저를 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안고 토닥여주고 난리 블루스를 추시더군요.

아마 과장님 입장에서는 제가 제출한 사직서의 의미가 4급 채용 안해주면 일을 그만 두겠다고 엄포를 놓는, 그러니 4급으로 채용 좀 해주라는 쇼맨십 혹은 퍼포먼스 정도로만 생각하셨나 봅니다. 저는 정말로 그만두려고 제출한거였는데요.

무단결근은 개뿔, 퇴사 예정일보다 보름 일찍 통보를 하였고, 그 내용은 사직서에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아들이라고 생각하기는 개뿔, 계약직 급여 받는게 힘들다고 회식자리에서 조심스레 말씀드렸더니 요즘 젊은이들은 끈기가 없다. 돈을 좇으며 일을 하면 돈을 오히려 못번다. 개소리를 장황하게 하셨던 분이. 정말 아들이라고 생각하셨으면, 본인 일을 전부 맡기신 이유가 뭡니까?

무튼 나는 이제 당신 안보니 행복하네요. 과장님.

다행히 지금은 이직에 성공하였습니다.

급여도 훨씬 낫고 분위기 좋은 회사에 들어와서 요새는 아주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공제 실적과 예탁금 실적에 늘 머리 아프고 야근에 늘 시달렸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이 없네요.

그리고 신용대출이야 뭐 앞으로 갚아 나가면 되는것이니 그저 그 악마 소굴에서 벗어난것에 제 자신을 칭찬하고 싶네요.

앞으로 더 행복해지겠습니다.

그동안 고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어 감사했습니다.




블라인드 펌.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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